증권 종목·투자전략

제품값 인상·곡물가 주춤…바닥 찍은 식품株

곡물가격 상승 탓 올해 내내 부진

외인·기관 매수…이달 들어 반등

삼양식품 22%·농심·오리온 10%대↑

주요 증권사 "비중 확대" 잇달아





올해 내내 이어진 곡물가 상승과 그에 따른 실적 부진 탓에 제자리걸음을 거듭했던 식품주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지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제품값 인상 효과가 내년 초를 기점으로 뚜렷이 나타나리라는 증권가의 전망 속에서 주가 역시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이달 들어 8.87% 올라 22개 코스피 업종지수 중 운수창고업(10.61%), 기계(9.5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라면·제과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의 움직임이 뚜렷했는데 특히 올해 식품 업계 최초로 3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삼양식품(003230)의 경우 지난달 말 7만 8,900원에서 이날 9만 6,200원으로 21.9%가 급등했다. 농심(004370)오리온(271560)·롯데제과(280360) 등도 각각 10~14%의 상승률을 보이며 순조로운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이 끌어올리는 모습인데 일례로 삼양식품의 경우 12월 들어 기관(86억 원), 외국인(180억 원)이 사들였고 농심도 기관(311억 원), 외국인(72억 원)이 대거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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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주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집밥’ 수요가 크게 늘며 매출·이익이 급증한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주’였다. 하지만 지난해 호실적이 올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타 산업군이 코로나 피해를 회복하며 수십·수백 퍼센트의 이익 증가세를 보이는 것에 비해 식품 기업의 이익 개선은 미미해 보였고 그 결과 증시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여기다 밀·콩·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가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과 수출 중단 탓에 30~40%씩 껑충 뛰며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 기업들의 이익을 악화시켰다. 올 들어 9월까지 22개 음식료 업체가 31회에 걸쳐 제품값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가 부담 등에 따른 이익의 단기 위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증권가는 내년 상반기 주목할 만한 주식 섹터로 ‘음식료’를 꼽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메리츠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는 내년 음식료에 대한 ‘비중 확대(Overweight)’를 강력히 권하고 있다. 올해 진행한 가격 인상 효과가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상승했던 곡물 가격의 상승세 둔화도 예상되는 시점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투자에 있어 가격 인상은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대부분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완화에 따라 주요 곡물의 공급 부족이 완화되면 내년 상반기부터 곡물가 역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경우 가격 인상과 곡물가 하락에 따라 마진이 급격히 개선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농심의 경우 3분기 국내 라면 판가 인상(6.8% 인상)이 4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하는데 매출총이익 기준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약 400억 원의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식품주가 올 들어 계속 증시에서 소외 받아왔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심 연구원은 “식품 기업의 선두 주자인 CJ제일제당(097950)의 주가는 내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의 10배 내외에서 거래 중으로 코스피보다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농심 역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에 머물러 역사적 밴드 하단에 위치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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