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슈퍼히어로 영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이 개봉 나흘만에 200만 명 관객을 돌파하며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다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18일부터 정부 방역 정책이 강화돼 영화 상영시간이 밤 10시 이후 제한됐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외화 흥행과 달리 개봉을 준비하던 국내영화 두 편은 벌써 ‘개봉 연기’를 선택했다. 국내 영화계가 다시 얼어붙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전날 전국에서 관객 64만6,807명을 끌어모았다. 이로써 누적 관객수 208만7,680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올해 국내 개봉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본 '모가디슈'(361만명)는 2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데 17일이 걸렸다.
지난 15일 국내 개봉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개봉 첫 날 634,935명, 둘째날 39만1,013명, 셋째날 41만3,879명을 추가해 개봉 나흘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업계는 이런 흥행세라면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코로나 사태 이후 최고 흥행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 사태 이후 최고 흥행작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로, 435만명이 관람했다.
그러나 지난 18일부터 영화 상영관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다시 강화돼 밤 10시 이후에는 영화를 관람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이날 오후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 등 영화 예매 어플 앱에 따르면 오후 8시 이후 상영되는 영화는 ‘연애 빠진 로맨스(상영시간 : 95분 / 롯데시네마)’ , ‘유체이탈자(상영시간 : 108분 / CGV)’, '프렌치 디스패치(상영시간 : 107분 / 메가박스) 등 극히 일부 작품을 제외하곤 실종된 상태다.
이에 대해 우려하던 Pgk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DGK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상영관협회 등은 지난16일 영화계 전체 이름으로 긴급 성명을 냈다.
성명에 따르면 “영업시간 제한 오후 10시를 적용할 경우 영화의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7시 이후 상영 시작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영화계는 "극장과 영화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방침을 충실히 따라왔지만 돌아온 것은 처절한 암흑의 시간이었다. 상영 시간만큼은 보장해 주길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던 '킹메이커'(감독 변성현)와 내년 1월 중 관객을 만날 예정이던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이 개봉을 연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