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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녹이고 6,000만장 음반…세계인 귀에 'K' 새기다

◆2021년 문화계 결산-<2>K팝

BTS '버터' 빌보드 핫100 10주간 1위

에스파 등 K아이돌도 줄줄이 흥행가도

'스우파' 열풍 타고 댄서 전성시대 활짝

공연 셧다운…대중음악 전반은 먹구름


한 번 성장 궤도에 올라탄 K팝 아이돌 시장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지난해 한국 가수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 1위에 오르는 과거 상상도 못한 일을 현실로 만들어낸 데 이어 올해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한 곳에서 한국 가수가 최고상을 받았다. 이에 음반의 판매·수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고, 그 동안 독립적 예술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댄서들도 올 한 해 아티스트로서 제대로 재평가를 받았다. 반면 K팝을 넘어 대중음악 전반으로 평가의 범위를 넓히면 올해도 ‘고난의 행군’은 계속됐다. 대중 음악계는 이미 지난해 오프라인 대면 콘서트가 막히며 매출이 전년 대비 85%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올해도 공연을 열려 할 때마다 코로나19 상황 악화라는 벽에 부딪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49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 시상식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수상하고 감격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49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 시상식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수상하고 감격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11월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 시상식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이들은 지난 2017년 ‘DNA’ 무대를 선보인 이래 매년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아 왔지만, 올해 받은 상 가운데는 최고상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가 포함돼 있었다. 한국 가수가 이 상을 받은 건 최초인 건 물론이고 아시아 아티스트 중에서도 처음이었다. BTS의 히트곡 ‘버터’는 올 5월 발매된 이래 ‘아미(A.R.M.Y.)’로 대표 되는 팬덤의 공고한 지지에 힘입어 총 10주간 핫100 1위를 지켰다. 다른 곡에 비해 음원 다운로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버터’의 장기집권에 빌보드 차트의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그만큼 BTS의 인기를 방증하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내년 1월 열리는 제64회 그래미어워즈에서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2년 연속 올랐다.

그룹 에스파.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그룹 에스파.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다른 K팝 아이돌 가수들도 음반판매량 100만장을 연달아 넘기며 자신들의 위상을 증명했다. NCT 드림은 1집과 리패키지 음반을 합쳐 311만 장을 팔았으며, NCT127도 정규 3집과 리패키지 도합 358만 장을 판매했다. 그룹 세븐틴은 미니 9집 ‘아타카’(Attacca)를 203만장 판매했다. 걸그룹 에스파는 아바타 멤버를 도입하는 등 메타버스 콘셉트를 적극 차용한 반면 90년대 아이돌 가수를 연상케 하는 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어, 미니 1집 ‘새비지’의 경우 50만장 이상을 팔았다. 덕분에 음반 수출량은 11월까지 2억423만5,000달러로 사상 처음 2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 누적 음반 판매량(상위 400장 기준)도 5,500만장으로 연내 6,000만장 판매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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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 콘서트 모습. 사진 제공=빅히트뮤직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 콘서트 모습.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내에서 대면 공연이 언제 본격 재개될지 기약이 없는 가운데, 내년 K팝 가수들은 상대적으로 공연하기 자유로운 해외로 건너갈 전망이다. 이미 BTS는 LA에서 이달 2일까지 나흘간 진행한 단독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21만4,000여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그룹 트와이스는 내년 2월 뉴욕·LA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진행하며, 이미 전회 매진됐다. NCT127도 내년 미국·유럽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연다. K팝 아이돌 외에도 밴드 아도이(ADOY)가 미국·유럽 월드투어를 내년 2월 시작한다.

올해는 가수 외에 댄서들도 주목을 받았다. 엠넷의 음악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열풍 덕분이다. 이들은 K팝의 강점인 퍼포먼스를 꾸미는데 없어서는 안 되지만 주목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대표적 여성 스트릿 댄서들은 ‘스우파’에서 정정당당한 경쟁 속에 멋진 무대를 꾸몄고, ‘헤이 마마’ 댄스는 엄청난 화제를 끌었다. 허니제이, 아이키, 노제, 리정 등 주요 출연 댄서들은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각 크루의 리더들이 계급 미션으로 선보인 ‘Hey Mama’ 퍼포먼스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진 제공=CJ ENM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각 크루의 리더들이 계급 미션으로 선보인 ‘Hey Mama’ 퍼포먼스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진 제공=CJ ENM


하지만 K팝을 제외한 대중음악 전반은 올해도 웃을 수 없었다. 뮤지션과 소속 레이블의 활동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면 공연의 사정이 악화와 완화를 오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공연을 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중음악 콘서트에 대한 제대로 된 공연 지침이 11월 발표된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에서야 나왔고, 그 전까지는 지자체 등의 결정에 따라 공연 하루 이틀 전에 갑자기 취소되는 일도 빈번했다. 대형 음악 페스티벌 중 대면 형태로 열렸던 공연이 6월 ‘뷰티풀 민트 라이프’와 11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정도에 그쳤다는 점이 올해 어려웠던 대중음악 공연 시장의 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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