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가 양극재 생산에 나서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발맞춰 안정적인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내년부터 중국 창저우에 위치한 연산 5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는 매년 배터리 약 33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47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앞서 SK온은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중국 배터리 소재 전문기업 BTR 등과 공동 투자를 통해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따라 동박, 분리막을 양산하는 SK그룹은 양극재까지 아우르는 배터리 밸류체인을 갖추게 됐다. SK머티리얼즈와 합병한 SK㈜도 중국 양극재 기업인 베이징 이스프링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만큼 SK그룹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수년내 수십만톤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 양산에 한발 앞선 LG화학은 구미에 위치한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등을 새로 지으며 글로벌 1위 사업자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올해 말 연간 8만톤에서 오는 2026년 26만톤으로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소재로 원가의 약 40~50% 가량을 차지한다. 배터리의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선 양극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특히 양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소재여서 중요성이 더욱 크다. 이 때문에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양극재 내재화율을 현재 10~20%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생산은 배터리 재활용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기존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으로 인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폐배터리의 재활용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재 업체들은 오래된 배터리를 회수해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와 수산화리튬 등을 뽑아내 새로운 양극재를 제조하는 생산 체계를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와 SK가 ESG 강화의 일환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다”면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접목한 양극재 양산 체계를 갖추게 되면 배터리 원가 절감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