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도 덩달아 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최근 개별 악재로 골머리를 앓은 데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방안을 담은 미 사회복지 예산안의 연내 통과가 사실상 무산되자 전기차 관련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전 거래일보다 2.13% 하락한 64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3만 6,000원까지 떨어지며 2거래일 연속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삼성SDI(006400)는 전일 대비 1.38% 하락한 64만 5,000원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 마감했다. 삼성SDI 주가가 64만 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6월 14일(종가 63만 9,000원) 이후 약 반년 만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1.15%) 역시 이틀간 주가가 6.30% 빠졌다. 지난 이틀간 이들 배터리 3사의 시가총액 증발량은 무려 7조 6,300억 원에 이른다.
한때 고공 행진을 펼치던 미국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사회복지 예산안의 연내 의회 통과가 불가능해진 것은 전기차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급격하게 얼어붙게 만든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사회복지·기후변화 예산안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은 전기차 구매 시 최대 1만 2,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반대 의사를 밝힌 조 맨친 상원 의원의 찬성 없이는 내년 1월 중 부쳐질 표결에서도 예산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리비안 등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약세가 지속됐다”며 “사회지출법안의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인프라 투자 수혜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