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갖춰지니 매출도, 수익도 큰 기복 없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를 휘청이게 했던 지난해, 케이옥션은 처음으로 낙찰 총액에서 경쟁사 서울옥션을 앞질렀다. 케이옥션은 경매 낙찰 총액 508억 원을 거둬들였고, 서울옥션은 홍콩 경매 불발의 타격으로 낙찰 총액 430억 원에 그쳤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 시장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146억 원이던 미술 시장은 지난해 3,848억 원 규모로 줄어들었으니 미술 시장 전반에 냉기가 흘렀다.
시장 침체에도 도현순 대표의 케이옥션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기존의 정기 온라인경매를 강화했고, 현장성이 중요한 ‘메이저경매’에는 라이브 응찰 기법을 도입했다. 특히 재택근무와 자가격리가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온라인으로 미술품 경매에 입찰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고, 이 시장이 의외의 호황을 맞았다. 미술계의 관심사는 어떻게 매주 진행하는 온라인 경매에 일정량 이상의 출품작을 공급하느냐였다.
“온라인 경매 도입 초기에는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꾸준히 끌고 오다 보니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와 작품을 위탁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나름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늘 경매가 열린다는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위탁받은 작품을 적절하게 배치했습니다. 온라인 경매에 적합한 중저가 작품 거래가 안정적이고 물량도 많기 때문에 경매 수수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케이옥션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위협 요인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케이옥션은 내년 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2016년 말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0억 원을 투자 받은 후 차분히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다. 케이옥션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60만 주,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 7,000~2만 원이다. 이를 통한 총 공모 금액은 약 272억~320억 원으로 예상된다.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782억 원이다. 서울옥션의 시총은 5,000억 원이 넘는다.
도 대표는 “공모 자금은 미술품과 2차 저작물을 위한 지식재산권(IP) 등의 자산을 취득하고 전시장과 같은 시설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MZ세대 컬렉터들의 관심도가 높은 해외 유망 작품 확보에도 더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술계에서도 화두로 급부상한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도 대표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회사 ‘아르떼크립토’를 두고 있으며 시장의 관심을 반영해 연구와 검토를 진행 중이기는 하다”면서도 “NFT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법제화가 완료된 뒤에 사업 진출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