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율주행 등 차세대 칩개발 '의기투합'...車반도체 초격차 신호탄

[삼성-현대차 '車반도체 드림팀']삼성전자-현대차 '윈윈 게임'

車반도체 해외 의존 탈피...이종업종간 협력 상징적 의미도

제네시스 'GV60'에 삼성 이미지센서 탑재...협업 확대 기대

삼성, 칩 설계 역량 제고...현대차, 반도체 내재화 속도낼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간담회에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차량용 반도체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첨단 반도체 개발 협력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외연 확장은 물론 반도체 공급망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는 90%에 달하는 데다 초유의 공급 부족 사태로 제때 칩을 수급하지 못해 자동차 생산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대 자동차·반도체 회사 간 첨단 칩 협업은 국내 시장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국내 토종 반도체 기업과 ‘미래차 드림팀’을 꾸리는 작업에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역시 국내 자동차·반도체 시장 생태계 육성을 위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현대차에 모두 사업 기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위기는 지난 2020년 말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정보기술(IT) 기기 수요의 폭증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전례 없는 공급 부족 현상에 직면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때문에 수차례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생산 라인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를 위해 현대차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NXP·인피니언·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해외 차량용 반도체 업체의 수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새롭게 짠 것이다.

현대차 실무진은 그간 교류가 뜸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과도 지난해 초부터 접촉해 반도체 확보에 애를 쓴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면서 지난해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GV60에 삼성전자의 차량용 이미지센서가 탑재되는 등 두 회사의 협력 사례도 축적됐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양 사는 자율주행 등에 활용되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논의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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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삼성전자와 차세대 반도체 파트너십을 맺게 되면 다양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5㎚(나노미터·10억 분의 1m)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를 생산한 경험이 있다. 구글·페이스북 등 굴지의 IT 기업은 물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칩까지 위탁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노하우는 고급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노리는 현대차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에도 현대차와의 협력은 좋은 기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다양한 종류의 차량용 반도체를 출시하며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칩 ‘엑시노스 오토 V7’은 LG전자와 협업해 폭스바겐 차량에 탑재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와 최고급 성능의 자동차 칩을 개발할 수 있다면 칩 설계 및 생산기술 역량이 상당히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대차, 중소 팹리스·파운드리와 협력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에도 참여해 ‘미래차 드림팀’ 구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의체는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국내 중소 반도체 설계 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들이 모여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이 협의체에서 자사 생산 라인에 활용되는 8개 종류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스펙을 공유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열린 회의에서는 설계 업체는 물론 DB하이텍·키파운드리 등 국내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장기 로드맵 수립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고성능 칩은 삼성전자와, 차량 각 요소에 활용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국내 팹리스와 협력해 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이 조만간 발표될 수 있을 만큼 협의체 내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특히 세계적인 자동차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적극적인 참여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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