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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해 우리는' 노정의가 단단해지기까지 [영상]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노정의 / 사진=강신우 기자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노정의 / 사진=강신우 기자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성장하기까지 배우 노정의는 상처받으면서 성장했다. 알을 깨고 나온 그는 더 단단해졌으면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제는 배우를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노정의가 성인역으로 출연한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극본 이나은/연출 김윤진)은 헤어진 연인인 최웅(최우식)과 국연수(김다미)가 다큐멘터리 촬영 때문에 카메라 앞에 강제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노정의는 극중 최웅을 짝사랑하는 9년 차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 역을 맡았다. 엔제이는 데뷔 때부터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하며 이 바닥에서 살아남았다. 노정의는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외로움을 타는 엔제이 캐릭터에 끌려 작품을 선택했다.

"감독님이 이전에 제 브이로그를 보시고 밝은 모습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엔제이도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때 밝지만, 혼자 있을 때는 외롭잖아요. '노정의가 10년 동안 배우로 일하면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밝지만, 혼자 있을 때는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셨대요. 엔제이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고, 궁금증이 들어서 저한테 대본을 주신 거예요. 저도 대본을 보고 정말 하고 싶었고, 마음이 잘 맞아서 성사된 거죠."

'그 해 우리는' 스틸 / 사진=SBS'그 해 우리는' 스틸 / 사진=SBS


김 감독의 예상대로 노정의는 엔제이가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외로운 마음과 고충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공감했다. 자신이 느낀 고충에 주변 지인들의 경험까지 토대로 쌓아 엔제이를 완성할 수 있었다. 특히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공감됐다고.

"저도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으니까 친구 사귀는 게 아무래도 힘들었어요. 만나는 친구는 물론 있었지만, 학교에서 보는 게 먼저잖아요. 친구들이 제 스케줄에 전부 맞춰줄 수 없는 노릇이고, 제가 약속을 잡아놓고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약속을 잡지 않았어요. 친구들이 제가 아니더라도 편하게 놀 수 있게끔 거리를 두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는 친구가 전부잖아요. 그래서 그때 조금 어려웠어요."

"초등학교 때는 '배우를 하지 않고 평범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하기도 했어요. 친구들과 학교 끝나면 같이 학원도 가고, 분식집도 가는 일상 말이에요. 이런 사소한 게 너무 부러웠어요. 그래도 연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잘 이겨낸 것 같아요."

아역 활동부터 10년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엔제이의 마음에 크게 공감한 노정의. 그러나 배우와 아이돌의 영역이 다른 만큼, 아이돌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유명한 아이돌들은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멋있고 아우라가 풍기잖아요. 제가 그렇게 지내보지 않아서 포스를 연기로 표현하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돌들의 영상과 다큐를 많이 찾아보면서, '내가 저들이다'라고 생각했어요. 특정한 한 인물을 찍어서 본 게 아니라 정말 많은 분들을 봤어요. 저스틴 비버 등 해외 가수들의 다큐까지 찾았으니까요. 그런 걸 보면서 그들의 삶과 속내를 더 많이 공감하게 됐어요."



"아이돌 비주얼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탈색 머리로 변신했는데, 계속 탈색을 하다 보니 머리가 다 끊기더라고요. 또 화장이나 옷, 액세서리, 손톱 등도 신마다 화려하게 연출했어요. 사람들이 봤을 때 화려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빈 껍데기처럼 보이길 바라서 작은 거 하나까지 다 화려하게 만들었죠."

"짝사랑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는 노정의는 최웅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엔제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수월했다. 여기에 단순히 이성적으로 짝사랑하는 감정만 담지 않고, 평소 존경하는 선배 배우들을 동경하는 마음까지 넣어 복합적인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예전부터 최우식을 팬으로 응원했기 때문에 몰입하기 한결 편했다고.



"2009년쯤에 작은 지하철 공익 광고를 찍었는데, 그때 최우식 선배님을 처음 만났어요. 당시 제가 너무 어려서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기억하시고 옆에서 '그때 공익 광고를 같이 찍었던 오빠'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공익 광고 찍을 때 너를 되게 많이 챙겨주셨다'고 하셨죠. 이런 얘기를 들으니 '나중에 잘 돼서 최우식 선배님과 같이 연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호흡하게 돼 기뻐요. 최우식 선배님은 처음엔 절 기억 못 하셨어요. 너무 옛날이고 제가 많이 컸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가물가물해 하셨는데, 제가 '놀이터에서 촬영했고, 이런 머리를 했다'고 얘기하니까 기억하시더라고요."



아역에서 성인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노정의는 10년의 배우 생활을 돌아봤다. 마냥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던 어린 시절부터 공백기를 깨고 연기를 진지하게 바라본 청소년기를 거치며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17살 정도가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당시 전 학업에 재미를 느끼고 친구들과 지내는 게 더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히치하이크'라는 작품을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연기를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그전에는 캐릭터를 연구하고 파악하는 힘이 약해서 감독님이 이끌어 주시는 방향으로 갔다면, 나이를 조금 더 먹고 연기를 하니 연구하는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감독님과 맞춰간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새로워서 행복했어요. '이게 내 천직'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연기의 맛을 느낀 노정의는 삶 곳곳에서 영감을 느끼고, 이를 활용해 연기에 접목시키고 있다.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을 기억하려고 애쓴다고. 특히 처음 느끼는 감정일수록 당시 상황과 느낌을 마음에 간직하려고 노력한다.

"슬픈 영화를 보다가 제가 슬프면 그 감정을 기억하려고 해요. 연기할 때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때의 기억을 꺼내서 표현하는 거죠. 일상 속의 모든 순간이 영감이에요. 그런데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편집 등을 생각하다가 몰입이 깨지는 경우도 있어요."

앞으로 장르를 넘나들면서 캐릭터를 흡수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지녔다. '그해 우리는'으로 한층 성장한 2021년을 지나 2022년에도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슨 작품을 하든 잘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작품으로 인해 시청자들과 함께 울고, 웃고 싶어요. 요즘 세상이 살기 힘든데, 지칠 때마다 제 작품을 보면서 잠깐이라도 고민을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노정의와 함께한 ‘입덕했zip’ 인터뷰 영상 바로보려면? 유튜브에서 ‘지핑’ 검색

(유튜브 링크 = https://youtu.be/y9nTq0YiW5A )

입덕했zip | '그 해 우리는' 최우식 짱팬 엔제이, 성덕된 썰! 배우 노정의 만나 MBTI부터 숙면 꿀팁까지 다아아 물어봄! (feat.깻잎논쟁) with 지핑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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