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곽·싼 주택만 집값 폭락'…고가 주택은 되레 올랐다

KB 아파트 5분위배율 98로 역대 최대

상위20%가 하위20% 가격의 10배

한강 이남과 이북 아파트값 격차 5억↑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경 / 서울경제DB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경 / 서울경제DB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이 한풀 꺾이고 있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양극화는 더 심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똘똘한 한채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지난 1월 주택 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9.8로 조사됐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4.7에서 2배 이상 상승했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양극화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12억 1332만 원으로 하위 20%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1억 2407만 원)의 약 10배에 달했다. 상위 20% 아파트값은 매달 상승하고 있지만 하위 20%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는 추세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 시장에서도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세 가격 5분위 배율은 7.7로, 이 역시 통계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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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특히 이 정부 들어 더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강남 11개 구과 강북 14개 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각각 7억3347만원, 4억5864만원으로 그 가격 격차는 2억7483만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가격을 보면 강남과 강북의 평균 아파트값이 각각 14억9928만원, 9억9819만원을 기록했다. 가격 격차만 무려 5억109만원으로 약 5년만에 격차가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도 마찬가지다. 2017년 5월 강남과 강북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각각 4억9022만원, 3억5098만원으로 차이가 1억3924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통계에 따르면 강남이 7억7780만원, 강북이 5억5191만원으로 그 격차가 2억2589만원으로 확대됐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되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이미 강력한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5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는 지난 2019년 12·16대책으로 수년째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마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최근 시행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이들 아파트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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