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코스피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게임 업체 크래프톤(259960)이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 주가는 작년 말 46만원에서 지난달 28일 27만4500원으로 한 달간 40.33%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주가 하락률 1위다. 코스피의 1월 월간 하락률(10.56%) 크게 웃돌며 부진한 성적을 낸 것이다. 광주에서 대형 붕괴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1월 주가 하락률(36.90%)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크래프톤 주가는 작년 11월 17일의 고점 58만원 대비 반 토막 난 수준이다. 또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던 공모가 49만8000원과 비교하면 44.88% 하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월 10일에 크래프톤 총 발행주식의 31.66%에 해당하는 1550만주가 의무보유에서 해제된다. 보호예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 수급 충격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크래프톤의 주가 급락은 작년 10월 출시한 신작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이하 '뉴스테이트')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뉴스테이트' 성과 부진 등에 크래프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며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려 잡았다.
1월에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NH투자증권(70만원→57만원), 유진투자증권(68만원→52만원), 삼성증권(61만원→45만원), 메리츠증권(72만원→68만원), 현대차증권(66만원→60만원) 등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뉴스테이트'의 초반 성과가 기대치에 못 미쳐 2022년 이후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뉴스테이트' 매출은 기대에 못 미치는데 신작 출시로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을 것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해 들어 금리 급등과 긴축 우려에 게임주를 비롯한 성장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한몫했다. 1월에 기관과 외국인은 크래프톤을 각각 3129억원, 1594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상장 초기부터 크래프톤을 순매수해왔던 연기금은 1월에 크래프톤을 165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크래프톤과 HDC현대산업개발 외에 1월 낙폭이 큰 코스피 종목은 상장폐지설이 돌았던 비케이탑스(-34.96%), 대선 후보 테마주로 엮인 삼부토건(-33.76%)·형지엘리트(-33.56%)·일성건설(-32.78%), HDC현대산업개발 지주사 HDC(-32.25%)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