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미국판 방송에 루돌프 줄리아니(사진) 전 뉴욕시장이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자 고정 패널인 한국계 배우 켄 정이 항의의 표시로 녹화장에서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줄리아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난 대선 당시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트린 장본인이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3일(현지시간) 지상파 TV채널 폭스의 예능 프로그램 ‘마스크드 싱어’(Masked Singer) 시즌7 첫 회를 녹화하다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스크드 싱어’는 한국의 MBC 간판 예능 ‘복면가왕’의 포맷을 수입해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가면을 쓴 출연자들이 노래 실력을 겨뤄 우승자를 뽑는 기본 포맷을 그대로 가져갔다. 미국에서도 프라임타임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를 잡음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꼭 껴안고 싶은 사람'이라는 제목 아래 7번째 시즌 촬영에 들어갔다.
이번 일은 경연에서 탈락한 줄리아니가 가면을 벗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켄 정과 팝 가수 로빈 시크는 줄리아니가 얼굴을 드러내자 항의 표시로 녹화 무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두 사람은 잠시 후 녹화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맡은 적이 있을 만큼 측근으로 꼽히며,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하자 근거도 없이 표를 도난당했다며 부정선거가 펼쳐졌다는 음모론을 폈다. 켄 정은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