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을 생각하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죠. 감염병 위기에 상시 대응하자는 취지로 2년 전 착공한 건물이 코로나19 대응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감염관리센터(CIC) 독립 건물을 세운 서울아산병원의 김성한 감염내과 교수는 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센터 운영 시작 시점을 한달가량 앞당겼다”며 “10일부터 56병상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연면적 2만2479㎡(6800평)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 CIC는 응급실과 외래진료, 검사실은 물론 중환자실, 수술실까지 전 건물에 음압 시스템을 갖췄다. 간호사와 검사인력 등 200여 명의 전담인력이 동원된다. 감염병 위기 대응 상황에 따라 1~3단계로 병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적이다. 예를 들어 2층 음압격리병동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라도, 같은 층에 입원한 다른 감염병 환자와 완벽하게 동선이 분리된다.
김 교수는 “2015년 메르스 이후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독립된 감염병 전담 병동의 필요성이 컸다”며 “CIC가 건축되는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며 중요성이 더욱 빨리 부각됐다”고 소개했다.
서울아산병원에는 매일 약 1만 3000명의 환자가 외래진료차 내원한다. 입원 병상 3000여 개도 365일 쉴틈없이 돌아간다. 그럼에도 지난 3년간 6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볼 수 있었던 건 2016년부터 유행성감염병대응팀을 발족하고 감염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진들의 노고가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오미크론 변이가 사그라들 2~3개월 동안 CIC를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치료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결핵 등 공기 전파 감염병 환자와 해외에서 유입된 고위험 감염병 의심 환자를 수용하게 된다.
김 교수는 "일반 환자를 보호하고 안전한 진료환정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인 감염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홍역, 수두, 결핵, 대상포진, 메르스 등 5개 질환에 한해서만 음압격리실 격리가 인정되는 현재 보험체계에선 운영상 어려움이 크다"며 “더 많은 병원들이 고도화된 감염병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