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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최민식, 수학으로 건네는 따뜻한 위로(종합)

15일 오전 진행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제작보고회에 박동훈 감독,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가 참석했다. / 사진=쇼박스 제공15일 오전 진행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제작보고회에 박동훈 감독,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가 참석했다. /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포기가 강요되는 이상한 나라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지키려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수학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국경을 넘은 남자의 이야기가 대한민국이 사랑한 배우 최민식과 만나 감동과 위로를 선사할 예정이다.



15일 오전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박동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가 참석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 감독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제목의 의미에 대해 밝혔다. 그는 "요즘 대한민국은 '수포자', 'N포 세대' 등 포기에 대한 조어들이 생겨나는 이상한 나라다. 그런데 더 이상한 나라인 북한에서 탈북한 수학자의 이야기라서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며 "또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의미도 있다. 소설의 작가가 수학자기도 했고, 소설에서는 모험에 대해 다루는데, 우리도 신비한 모험을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연출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예의 바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아이와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어른"이라며 "어른이 '네 노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거야'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놓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가 떠올랐다. 반듯함이 기분 좋아서 연출을 맡았다"고 말했다.



반듯한 시나리오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길 수 있는 배우 캐스팅에도 힘썼다고. 박 감독은 "최민식은 두말할 것 없이 수락해 줘서 감격스러웠다. 김동휘는 오디션으로 발탁했는데, 한지우 그 자체라 감격스러웠다"며 "김동휘가 오디션 대본을 자기 의도대로 수정해 왔더라.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자기 논리를 또박또박 얘기했는데,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박보람 캐릭터는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줘야 돼서 오디션이 난항이었다. 그런데 조윤서가 뿅 나타나서 지체할 필요 없이 캐스팅했다"며 "박병은은 내가 독립 영화계에 있을 때부터 동경했고, 꼭 하고 싶었다. 박해준은 정말 연기를 잘해서 계속 눈에 띈 배우"라고 했다.



배우들은 따뜻한 이야기에 매료돼 작품을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민식은 "시나리오를 보고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 영화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 학원 드라마도 학원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이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그런 걸 늘 하고 싶었는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만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휘는 "나는 오디션을 봤는데, 스크린에서 늘 뵀던 최민식 선배님이 앞에 계셨다. 그 앞에서 내 미천한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윤서는 "오디션을 보고 그 자리에서 합격했다는 얘길 들었다.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하는 것도 좋았고, 따뜻한 영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설렜다"고 표했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사진=쇼박스 제공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사진=쇼박스 제공


최민식은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을 맡았다. 이학성은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최민식은 "이학성은 어떤 한 분야에 애정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 능력이 타인들이 볼 때 출중하다고 해서 천재라는 별칭도 얻었다"며 "학문에 대한 애정이 지극한데, 정치적 억압 속에서 마음껏 펼치지 못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그래서 남한으로 왔는데, 남한 역시 지향하고자 한 학문을 펼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시련을 거듭한 천재다. 내가 천재의 마음은 이해할 수 없지만, 정말 좋아하는 것을 못 하게 됐을 때 안타까움은 이해되더라"며 "심리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 역을 맡은 김동휘는 "한지우가 평범한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학성을 만나면서 많은 부분이 바뀐다"며 "일련의 과정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또 고등학생 역인 만큼 10대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다"고 말했다. 김동휘는 극 중 한지우가 이학성을 만나 성장하듯, 최민식을 만나서 성장했다고 알렸다. 김동휘는 "첫 촬영을 전주에서 했다. 그 당시 최민식 선배님 '천문' 개봉이라 바쁘셨을 텐데 제 첫 촬영을 보러 혼자 운전해서 전주까지 오셨다"고 자랑하며 "이런 부분 하나하나 다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조윤서는 한지우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박보람을 연기한다. 조윤서는 "박보람은 당차고 똑 부러지고 정의롭고 의리 있는 친구다. 이런 부분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박보람은 피아노를 쳐야 되는데, 내가 배역을 정말 하고 싶어서 오디션 때 칠 수 있다고 거짓말했다. 이후 악보를 받고 통째로 외워서 매일 6~7시간씩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박 감독은 "한지우는 음악을 통해 거듭나고 학교생활도 큰 변화를 맞는다. '파이송'을 연주한 장면이 관객과 등장인물과의 동기화가 일어나서 그만큼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입시의 성과를 중요하시는 수학 선생님 김근호로 분하는 박병은은 "수학을 예전부터 잘 몰랐고 지금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스승과 제자 사이를 파트너십으로 풀었다고. 그는 "유튜브에서 수학 선생님의 강의를 많이 찾아봤다. 과거에는 선생님이 권위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친구처럼 가더라"며 "친구 같은 선생님을 캐릭터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학성의 유일한 벗인 안기철을 연기한 박해준은 "이학성을 애정 하는 마음을 갖고 가기 위해 노력했다"며 "소중한 것들을 아껴주고 싶고 보듬어 주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들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기철은 어느 정도 비밀도 있는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오는 3월 9일 개봉된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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