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위 발리예바 울고, 도망갔다… 분노의 '침묵중계'

곽민정 "하고 싶은 말 없어…중계 안하고 싶었다"

이호정 "금지약물 복용 선수에 어떤 멘트도 못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연합뉴스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키릴 리히터의 '인 메모리엄'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연기가 시작되자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들은 일제히 침묵을 지켰다. 발리예바는 도핑 양성 반응에도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발리예바는 이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다. 트리플 악셀 착지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을 받아 총점 82.16점을 받았다.



우리나라 피겨 국가대표 출신인 해설위원들은 발리예바의 연기 내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캐스터는 연기 전 선수 이름, 곡명 등 간단한 설명만 하고 역시 경기 중 침묵했다.

관련기사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난 뒤 캐스터가 약물 복용 의혹을 지적하자 “일단 그 많은 것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별로 하고 싶은 말이 딱히 없어 중계를 안 하고 싶었다”며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를 내가 결정할 순 없지만 솔직히 좋은 시선이 안 가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역시 침묵을 지킨 이호정 SBS 해설위원도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나자 “저는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다른 선수들, 정말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그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김해진 MBC 해설위원은 “선수 본인도 자신이 만든 도핑이라는 감옥 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발리예바는 올림픽 단체전이 끝난 뒤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 당시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게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이에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잠정적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곧 철회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대신한 국제검사기구(ITA),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RUSADA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CAS는 이를 기각했다. 발리예바는 CAS 청문회에서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 때문에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희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