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호텔앤드리조트가 이번에는 승마 사업 부문을 따로 떼낸다. 물적 분할을 통해 100% 자회사에 승마 사업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에도 아쿠아리움 사업 부문과 식음료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한 바 있는데 향후 매각 및 기업공개(IPO)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8일 승마 사업 부문을 단순·물적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해 ‘한화넥스트’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승마 사업만 분리해 신규 회사를 설립하고, 신규 회사의 지분은 100%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신설법인은 승마장 운영을 비롯해 승용마 생산 및 판매, 성장 잠재력을 가진 해외 마필 육성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우선 진행한다”면서 “이번 물적분할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사업전략에 따라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승마 사업을 분리해 독립 전문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 부문 물적 분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4월 아쿠아리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아쿠아플라넷을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식음료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더테이스터블을 설립한 바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물적 분할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회사 측의 설명대로 독립적인 전문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한 것일 수 있다. 승마 사업에 정통한 전문가를 각종 이사와 임원으로 앉히고, 인사·재무·회계 등에 있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회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주력인 숙박업과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승마 사업의 경우 분할을 통해 독자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각의 가능성도 있다. 외부에 팔 수 있는 사업을 우선 분리해 두는 작업이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 2020년 2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식자재 유통 및 급식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케미칼(現 한화솔루션(009830))이 건자재 부문(現 현대L&C)을 불적 분할해 사모펀드 운영사에 매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적 분할 이후 매각하면 매각 자금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유입된다”며 “따라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 자금을 다른 숙박 등 다른 사업에 직접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후 IPO를 통한 외부 자금 투자 유치도 가능하다. 물적 분할을 통한 IPO 추진은 LG에너지솔루션 사례가 대표적이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들고 나와 13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물적 분할을 통한 IPO 추진은 소액 주주 권리 침해 등의 우려가 있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직 비상장 회사로 물적 분할에 따른 일반 주주 보호 이슈도 사실상 없다.
지난해 11월 기준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가 지분율 49.78%로 최대주주고, 한화솔루션(47.88%)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타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0.09%에 불과하다. 한 IPO 관계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최근 영업 적자로)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야 하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의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