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M&A 본가 탐방 - 미래에셋] '10조 자본'으로 M&A 길 뚫는다

김미정 전무, 부동산 외 전체 총괄

'잡코리아·대우건설' 등 빅 딜 조력

김주섭 본부장, 글로벌 투자금 조달


코로나19가 여전히 전세계에서 맹위를 떨쳤지만 기업들은 비대면의 문턱을 넘어 왕성한 투자 활동을 이어갑니다. 공격적 기업 투자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규모는 세계적으로 5조 8000억달러(약 6905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찍었고, 우리나라 역시 상장·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1000건 가까운 M&A가 단행돼 58조원 넘는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는 M&A는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최고 난이도의 딜(Deal)로 꼽힙니다. 한국의 IB명가에서 M&A의 산실로 자리잡은 곳들을 서울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 매체 시그널(Signal)이 찾아가 담당자들을 만나면서 다양하고 입체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겠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사옥 전경/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증권 사옥 전경/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국내 유일의 자기자본 10조 원 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인수금융 주선 및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빅 딜을 수임해 업계 최상위권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인수금융 전문가를 부문 대표로 내세우고 회사채, 유상증자를 포괄하는 종합 서비스를 내세워 국내 증권사 중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금융에 힘을 주기 시작한 건 2016년 하나금융투자 출신 임원들을 영입하면서다. IB3부문 산하에 투자금융본부을 두고 옛 대우증권과의 합병으로 키운 자본력을 활용해 인수금융 사업에 공을 들였다. 당시 하나금융투자는 은행이 주도하는 인수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몇 안되는 증권사였다. 실력을 갖춘 인재를 과감하게 영입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인사 철학에 의해 조직이 세팅된 것이다.



이 때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인물이 김미정 미래에셋증권 IB1부문대표(전무)다. 김 대표는 함께 이직한 최훈 전 IB3부문 대표 밑에서 투자금융본부를 이끌었다. 이들의 합류 전만 해도 합병 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모두 인수금융 연간 실적이 10위권 밖에 머물렀으나 이젠 매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대성산업가스·현대글로벌서비스·잡코리아 인수금융, 코웨이·쌍용양회·한라시멘트 리파이낸싱 등 굵직한 딜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높였다.





짧은 기간 내에 인수금융 최강자가 된 데는 막강한 자기자본도 한 몫 했으나 김 대표의 영업력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는 영업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기업 오너와 딜 담당 임원들이 김 대표에게 하나 둘 마음을 열면서 존재감 있는 딜 수임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실적과 평판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하며 IB1부문장을 맡았다.

그의 승진과 함께 이뤄진 조직 개편 현황을 봐도 김 대표에 대한 박 회장의 신뢰가 엿보인다. IB1부문은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와 같은 전통적인 투자은행(IB) 사업을 하는 기업금융1·2본부도 IB1부문 밑으로 들어왔다. 인수금융으로 커리어를 쌓은 임원이 전통 IB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각 본부장이 실무를 책임지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적임자로 법인 영업 전문가인 김 대표를 낙점한 것이다. 김 대표가 역임했던 투자금융본부장 후임으로는 김 대표와 조직 세팅에 일조한 김주섭 본부장이 기용됐다.

힘이 실린 만큼 눈높이도 높아졌다. IB1부문은 매월 순영업수익 100억 원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한다. IB1부문의 성장 동력 한 축이었던 IPO본부가 별도 본부로 독립해 남아 있는 조직 만으로 목표치를 달성해야 한다. IPO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본시장 서비스를 IB1부문이 제공할 수 있어 부문 차원에서 고객에게 접근할 때 영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김주섭 미래에셋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은 “금액을 밝히긴 어렵지만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IB1부문 산하 본부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미래에셋증권이 자문을 제공한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딜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 M&A는 매각가 산정을 놓고 일부 잡음이 일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잘 매듭지어지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를 대표하는 딜이 됐다. 최근엔 KB국민은행과 함께 8000억 원 규모의 동진·경진섬유 인수금융 주선 딜을 수임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인수금융에도 적극 나선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 글로벌 사모펀드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호주 페퍼금융그룹 인수 자금 중 3000억 원을 해외 투자자로부터 모집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IB가 대규모로 글로벌 딜 금융 주선에 참여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 딜을 주도한 인물이 김 본부장이다. 2019년엔 유럽 최대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스웨덴 산업부품 유통기업 아셀(Ahlsell)을 인수하는 자금을 주선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작년엔 해외 인수금융 실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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