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추경, 예결위 단독처리 與 “21일 본회의”…野 “법적조치 강구”

與 "추경처리 다행…민생외면 野, 무슨 낯으로 날치기 운운"

국민의힘, 與 단독 추경안 처리에 "심야 날치기, 무효" 주장

맹성규 여당 예결위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들이 18일 추경안 처리 촉구 피켓을 들고 예결위 전체회의 속개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이종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맹성규 여당 예결위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들이 18일 추경안 처리 촉구 피켓을 들고 예결위 전체회의 속개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이종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의 추가경정예산안 단독처리와 관련해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 11만 명 넘어가는 국가비상상황에서 추경예산이 예결위를 통과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2시께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날치기 통과’라는 지적에 긴급 기자간단회를 열어 “발목을 잡는 국민의힘에 맞서서 신속 심사를 위해 국회법에 따른 예결위 개의를 요구했다”며 “국가적 위기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추경 심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원장은 국회법을 어기고 예싼안 표결 상정조차 거부해 일방적으로 정회했다”며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12시간 가까이 기다리며 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예결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끝내 회의장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수많은 국민이 애타게 원하는 추경안 처리를 막아서는 정당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소상공인 지원의 추경 신속 처리 요구를 ‘왜 오늘 아니면 안되냐’고 이야기한 국민의힘 예결위원의 발언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해줄 것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하겠다”며 “본회의 수정안 마련을 위해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지원금액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각지대 있었던 특고, 프리랜서 등 고용취약계층 지원과 법인택시, 전세버스 등 운수 종사자 지원, 문화예술인 지원을 추가하고, 중규모 자영업자 대한 손실보상도 포함해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추경안과 함께 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도 추진해 절박한 상황에 있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또 “야당이 요구해온 손실보상 보정률 90%로 인상하는 문제와 하한액을 100만 원으로 인상하는 문제도 정부를 끝까지 설득해서 수정안에 반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주장한 방역지원금 인상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재원마련에 어려움에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 당장은 어렵지만 이재명 후보가 밝힌 것처럼 이번 추경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대신, 부족 부분은 선거 이후에 야당 요구를 전폭 수용해 2차 추경하는 것으로 국민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 측을 향해 "현장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국민들을 조금이라고 생각한다면 기습, 날치기라는 말을 감히 해서는 안 된다"면서 "민생을 외면한 채 무슨 낯으로 국민들에게 표를 구걸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野이종배 "추경 날치기…예결위원장 사퇴 고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03차 예산결 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이종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여당의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제출에 대한 표결을 하지 않고 정회를 선언하자 항의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03차 예산결 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이종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여당의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제출에 대한 표결을 하지 않고 정회를 선언하자 항의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반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헌법소송, 권한쟁의에 따른 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조치를 강구하고 예결위원장직 사퇴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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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여당 추경안 날치기 처리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어젯밤에 이뤄진 날치기 처리는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경을 다시 예결위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조치하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당의 폭거로 날치기 처리된 이 상황이 위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자괴감이 들어 위원장직 사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새벽 2시에 기습적으로 추경안을 날치기 처리한 것은 민주적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배신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국회법을 위반해 회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법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과 무소속 위원들의 참석이 불가능했다"며 "다른 당 위원을 완전히 배제한 채 새벽에 몰래 의결하는 것은 비겁한 다수당의 횡포이고 민주적인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국회법은 아무리 긴급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회의 일시'를 통지하고 개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 맹성규 간사는 불법적으로 위원장 대행 역할을 수행하면서 회의 일시조차 통지하지 않은 채 새벽에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시켜 추경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회의 진행을 거부·기피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다른 시간에 개회를 요구, 저는 개회 일시를 간사와 협의해 정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여야 간사들에게 협의하도록 요구했다"며 "오늘 마지막 간사 협의로 합의안을 만들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이어 "민주당은 자신들이 요구한 시간에 회의를 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가 회의진행을 거부·기피했다고 억지를 부리며 국회법이 부여한 예결위원장의 의사진행 권한을 침탈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불법적인 권한과 절차에 따라 단독으로 새벽에 추경안을 통과시킨 것은 과거 민주당이 예산을 민주적 합의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이에 대한 증표로 예결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한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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