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인플레에 웃는 원자재 ETN…올 40% 수익

고유가·원자재값 급등에 금리 인상

원유 선물 ETN 최고 42% '고공행진'

가스·콩 30%대…국채 상품도 14%

투자자 몰리며 시장 규모 9조 넘어

물가상승 압력 커져 추가 상승 기대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연초 국내 증시 하락장에서 원자재와 금리가 우상향, 즉 인상할 것이라고 베팅한 상장지수증권(ETN) 상품들이 월등한 수익률로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물가 폭등세에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시사하자, 관련 상품군이 높은 수익을 거둬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시장 규모도 사상 최고점를 찍었다.

특히 증권가에선 글로벌 공급 병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험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ETN 시장의 성장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1월 3일~2월 18일) 국내 증시에서 원유 관련 ETN 상품들은 독보적인 수익률을 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42.78%),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42.53%) 등 원유 ETN이 4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530068)’(32.21%),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500053)’(31.50%) 등 천연가스 ETN 상품들 역시 상승폭이 30%를 웃돌았다.




각종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ETN 상품들의 성적 역시 눈에 띈다. ‘대신 2X 니켈선물 ETN(H)’(39.31%) 등 비철금속 상품뿐 아니라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35.61%) 등 농산물 ETN 등 원자재 상품 전반이 같은 기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 상품은 같은 기간 크게 하락한 코스피(-8.46%)와 주요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이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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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곅자는 “물가 상승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앞다퉈 각종 원자재에 특화된 ETN 상품을 출시한 것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적중한 덕분에 ETN시장에 대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급등 배경에는 최근 유가와 원자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영향이 크다.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난과 한치 앞을 내다보고 힘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탓이다. 서부텍사스유(WTI)를 비롯한 국제 유가 벤치마킹 품목들은 최근 우상향하며 모두 배럴당 90달러선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국채 종목에 투자하는 ETN 상품 역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금리 인상 및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리 상승 시 가격이 상승하는 ‘메리츠 인버스 2X 국채30년 ETN(610010)’(14.28%) 상품은 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하며 연초 후 이례적인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들이 ETN 상품에 대거 몰리면서 덩달아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9조 원대를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ETN 시장의 지표가치 총액은 9조 535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8조 8164억 원과 비교해도 시장 규모가 꾸준히 늘고 추세다. 이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은 464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일평균 대비 12.62% 증가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ETN의 매출액 규모가 상승 반전했다”고 말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투자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시선은 ETN시장을 더욱 밝게 한다.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인 생산·공급 차질이 라니냐 등 환경적 요인과 지정학적 위험 지속으로 적어도 4월 말까지는 에너지와 원자재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이유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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