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의 평(3.3㎡)당 분양가 상위 10곳 중 9곳은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나타났다. 전방위 규제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체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따르면 지난해 HUG의 분양보증을 받은 단지 중 평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서초구의 도시형생활주택 ‘엘루크 방배 서리풀’(평당 7932만4000원)이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32㎡와 전용 48㎡는 각각 최고 9억4690만원, 14억7550만원에 공급됐다. 2~5위도 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이다. △강남구 ‘루시아 오산 208’(7900만1000원) △서초구 ‘더프레임 서초’(7310만1000원) △강남구 ‘원에디션 강남’(7128만원) △강남구 ‘역삼2차시티프라디움’(6178만3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같은 지역 아파트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 상한제와 HUG 고분양가 심사 등 가격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해 평당 5272만9000원에 분양보증을 받으면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재건축 단지 중 역대 최고 분양가임에도 도시형생활주택과 비교하면 많게는 평당 2266만원 낮았다. 평당 분양가 상위 10개 단지 중 아파트로는 원베일리가 유일하다.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규제에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대체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유주택자나 청약통장 미가입자도 청약이 가능해 투자 수요도 적지 않다. 공시가 현실화 정책도 공시지가와 택지비를 끌어올려 분양가 상승요인이다.
이에 정부가 최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확대를 위해 면적 상한을 전용 60㎡로 확대하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겐 ‘그림의 떡’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자제품이나 설비 등을 옵션이 아닌 분양가로 포함한 것도 부담을 더 키우는 요인”며 “공시지가 급등세로 분양원가 자체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