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홍콩이 결국 전 시민 대상의 강제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식 도시 봉쇄가 이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2일 “오는 3월까지 전 시민에게 코로나19 강제 검사를 3회 실시한다”며 “검사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람 장관은 “100개의 검사소를 운영해 하루 100만 명 이상씩 검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서 750만 전 시민을 대상으로 일제히 강제 검사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람 장관은 “강제 검사 기간에 도시 봉쇄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건물과 지역에 대한 단기 봉쇄 가능성은 열어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관리들이 홍콩의 코로나19 폭증세 통제를 위해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홍콩 관리들은 “가능하지 않다”고 거부했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홍콩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6,000명 이상 발생하고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이다. 이를 핑계로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가 나온 16일 직후 이웃인 선전에는 샤바오룽 홍콩·마카오판공실 주임이 지휘하는 방역지휘소가 차려진 상태다.
홍콩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데는 홍콩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병을 전파한다는 중국 당국의 우려가 있다. 여기에 중국이 세를 과시할 홍콩의 중국 반환 25주년(7월 1일) 현지 행사에 시 주석이 참석하는 것을 앞두고 상황이 안정돼야 한다는 긴박함이 더해졌다.
최수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