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일째인 2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수도 키예프를 지키기 위해 필사 항전하며 러시아군의 전방위적 공세를 막아내고 있다. 러시아군이 제2 도시인 서부 국경의 하리코프에 진입한 가운데 러시아가 국경 지대에 집결한 총 15만 병력의 50%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유럽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차단 등 최고 수위의 제재를 러시아에 가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부를 직접 제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러 무역도 사실상 올스톱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예프와 우크라이나 하리코프 인근에서는 격렬한 전투와 함께 큰 폭발음이 들렸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미국의 대피 지원을 거부한다”며 “키예프에서 싸우겠다”고 항전을 다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집결했던 러시아 병력의 50% 이상이 우크라이나 내부로 진입했고 현재 키예프 북쪽 30㎞ 외곽에 주둔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었으며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해 특히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러시아군이 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혀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대러 제재 수위를 높였다. 미국과 일본·유럽 등은 러시아의 SWIFT 결제망 퇴출에 합의하고 조만간 시행에 들어간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3억 5000만 달러의 추가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고 독일·네덜란드는 대전차와 스팅어미사일을, 포르투갈은 병력을 보내기로 했다. 폴란드와 발트 3국, 영국 등 자국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는 국가도 9개국으로 늘었다. 서방은 러시아의 개인·기업 자산을 추적하고 동결하는 임무를 위해 ‘대서양 횡단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키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