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7일 앞두고 여권의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을 겨냥해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개교 등의 국정 성과를 부각했다. 야권의 ‘선거개입’ 비판 속에서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성취를 강조하는 행보를 연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2일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 입학식 영상 축사에서 “한국에너지공대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일관된 국정철학이 담겨 있다”며 “두 가지 큰 꿈을 품고 있는데 첫째는 국가균형발전의 꿈, 둘째는 미래에너지 강국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역대 민주당 정부가 광주·전남 지역 전체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일일이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시대를 열기 위해 나주를 혁신도시로 지정하고 한국전력공사를 이전시켰다. 에너지와 관련된 공공기관, 민간기업, 연구소들이 나주에 자리잡게 됐고 광주와 전남이 힘을 합쳐 초광역 ‘빛가람 혁신도시’를 완성했다”며 “지금 나주는 광주에 이르는 인근 4개 산업단지와 함께 ‘에너지밸리’를 조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문재인 정부는 이에 더해 세계 최대의 신안 해상풍력단지를 비롯해 서남해안을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며 “광주·전남은 기존 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를 망라하는 대한민국 에너지의 중심이 됐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너지공대 개교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이라는 인류의 새로운 질서 속에서 에너지 대변혁기를 선도해야 한다”며 “우리 에너지 기술력은 다른 선도국가에 비해 뒤처져 있지만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 만큼은 가장 선두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2017년 문 대통령이 임기 내 개교를 공약한 시설이다. 한국전력이 탈(脫)원전 정책 부담으로 사상 최대 적자에 허덕이는 상태에서 공대 설립을 추진하자 야권의 비판이 잇따랐다. 다만 민주당은 지난해 3월 특별법을 제정해 올해 개교를 강행했고, 결국 건물도 다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차기 대선을 앞둔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 28일 경북 영천을 잇따라 찾아 야권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서는 김대중 정부를 ‘첫 민주정부’라고 표현해 논란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