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인수위원회부터 공동정부에 이르기까지 상호 신뢰를 통해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으로 공동선언하고 단일화할 전망이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이같은 취지로 합의를 이뤘다”며 “합의문 문구는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 후보는 마지막 TV토론 직후인 2일 심야에 전격 회동해 2시간30분여 만난 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잠정 합의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가 결단을 내리고 공동정부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는 정권교체 이뤄내야 할 제1야당 대선후보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안 후보는 사회개혁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후 그동안 물밑 협상 채널을 가동해온 윤 후보 측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 측 이태규 의원이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다. 단일화 키워드는 윤 후보의 가치인 공정·상식, 그리고 안 후보의 가치인 미래·실용·통합·과학기술강국 등이다. 이러한 가치연대로 인수위를 구성하고 이후 공동정부 수립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앞서 두 후보 측은 인수위부터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이는 사실상 청와대부터 내각에 이르기까지 ‘대등한 자격의 공동 인사권’을 갖겠다는 방안이었다. 합의문에는 이런 방안을 이행하는 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후보직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날부터 두 후보가 함께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는 윤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며 그간의 상세한 협상 일지를 공개한 뒤 사흘만이다. 안 후보가 지난 달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시점으로부터는 19일 만이다.
대선이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 간 지지율은 여전히 박빙 흐름이고 안 후보 지지율도 5∼8%대에 머물며 상승 동력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양측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 깜깜이 상태로 들어가는 가운데 두 후보간에 사전투표(4∼5일)을 하루 앞두고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대선판을 흔드는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 후보는 전날 마지막 TV 토론에 나란히 어두운 감색 양복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