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중국 주도 AIIB "러시아·벨라루스 관련 활동 전면 중단”

"국제기구는 국제법 준수해야"…차관 공여 등 보류

서방 對러 제재 반대하는 中 정부 입장과 달라 주목

중국 양회 개막을 앞둔 4일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 앞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중국 양회 개막을 앞둔 4일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 앞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차관 공여 등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결이 다른 결정이어서 주목을 끈다.

관련기사



AIIB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국제조약에 의해 창설된 다자 국제기구로서 국제법 준수는 기관의 핵심”이라며 “러시아·벨라루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보류하고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II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시설 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중국 주도하에 지난 2016년 창설됐으며 본부는 중국 베이징에 있다. 미국과 일본이 참여하지 않은 기관이어서 서방 선진국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WB)과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원국은 설립 당시 한국을 포함한 역내 37개국, 역외 20개국 등 총 57개로 출발해 지난해 말 기준 103개국으로 늘어났다. 자본금 1000억 달러(약 121조 원) 중 가장 많은 30%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이 사실상 운영을 주도하며 러시아도 6.7%의 지분을 가진 핵심 참여국 중 하나다. AIIB는 2019년 러시아의 도로 보수 사업에 5억 달러(약 6000억 원)의 차관을 공여한 바 있다.

AIIB의 이번 결정은 서방의 대러 제재에 가세하는 차원은 아니지만 최근 유엔 긴급특별총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중국 정부의 입장과도 다른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중국이 AIIB의 위상에 흠집이 가는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을 전하고 있다.


맹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