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재명 '실용외교' vs 윤석열 '동맹 회복'…대선 결과 따라 한반도 운명 요동

[본지-한국선거학회 공동기획Ⅱ]

■공약분석-외교·안보부문

李, 文정부 전략적 모호성 계승

尹, 전통적 한미일 가치 동맹 복원

沈, 다자간 평화선언으로 긴장 완화

북핵 문제엔 李·尹 유연한 입장 수렴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서울경제DB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서울경제DB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 구도가 갈수록 선명해지면서 차기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외교적 시험대에 들게 됐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현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인 전략적 모호성을 계승할지, 한미 간 전통적 동맹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둘지를 놓고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오는 9일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李 ‘실용외교’·尹 ‘동맹 회복’=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계승한다. 외교 사안에 있어서 어느 편을 명확히 들기보다는 현안마다 실용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주창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TV토론회에서 ‘취임 후 미국의 조 바이든, 일본 기시다 후미오, 중국 시진핑, 북한 김정은 중 누구부터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때 상황에 맞춰 협의해 보고 가장 효율적인 시점에 가장 효율적인 상대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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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중국·북한에 대한 현 정부의 굴종적 태도로 무너진 전통적 동맹 관계를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윤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외교·안보 부분은 전부 한미 동맹 관련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한미 연합훈련 정상 시행, 외교·국방(2+2) 협의체 가동 등을 통해 한미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겠다는 게 윤 후보의 생각이다. 안보협의체 ‘쿼드 4개국(미국·인도·일본·호주)’ 가입도 점진적으로 모색하겠다는 기조도 내비쳤다. 그는 앞서 TV토론회에서 똑같은 질문에 대해 ‘미국·일본·중국·북한’ 순으로 만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대중·대일 관계 인식도 시각차 뚜렷=중국·일본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차이가 확연하다. 이 후보는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일본과는 정경 분리의 투트랙 기조로 실용적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윤 후보는 ‘당당한 외교’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한·미·일 안보 협력 구조를 바탕으로 중국과 상호 존중하는 외교를 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특정 국가와의 관계 강화 대신 남·북·미·중 ‘평화 선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北 제재 입장은 수렴=주목할 대목은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윤 후보의 입장이 어느 정도 수렴한다는 부분이다. 이 후보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때마다 협력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민주당 정부의 노선을 따라가면서도 ‘스냅백(약속 위반 시 제재 복원)’을 조건에 추가했다. 윤 후보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국제적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보수 정당 입장을 전제하면서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면 완전한 비핵화 이전이라도 경제 지원이 가능하다”고 공약집에 적시했다. 즉 두 후보 모두 협력·지원과 제재·압박 두 카드를 북한의 태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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