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마리우폴 피난민 대피 시작…러, 우크라 제2원전 향해 진격 [러, 우크라 침공]

[7일 3차 회담 앞두고 전황 악화]

러, 공습재개 하루만에 입장바꿔

민간인 탈출 위해 9시간 임시휴전

푸틴 "대러 제재는 선전포고" 맹공

해상포위 위해 남부 오데사로 진군

난민 150만명…2차 대전 후 최대

난민 150만명 넘어…2차 대전 후 최대

지난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서 러시아의 포격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바닥에 몸을 바짝 엎드리고 있다. AP연합뉴스지난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서 러시아의 포격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바닥에 몸을 바짝 엎드리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현지 시간) 정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대피가 시작됐다. 지난 3일 벨라루스에서 열린 2차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임시 휴전 조치가 일부 이행되면서 민간인들이 전장을 탈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대러 제재는 선전포고”라며 강경 대응을 시시했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의 원전이 있는 도시 므콜라이우(미콜라이우)로 진격하는 등 전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의회는 “이날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주민 40만 명 중 일부가 대피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대피하는 9시간 동안 임시 휴전하기로 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한 아빠가 러시아의 포격에 다쳐 피를 흘리는 18개월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뛰어들어오고 있다(왼쪽 사진). 의료진의 응급처치(〃 두번째 사진)에도 끝내 아이가 사망하자 엄마는 아이의 몸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고(〃 세번째 사진) 아이를 살리지 못한 의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고 말았다(오른쪽 사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일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의 민간인 대피를 위해 5일 인도주의 통로를 조성하고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군은 폭격을 멈추지 않았다. AP연합뉴스지난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한 아빠가 러시아의 포격에 다쳐 피를 흘리는 18개월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뛰어들어오고 있다(왼쪽 사진). 의료진의 응급처치(〃 두번째 사진)에도 끝내 아이가 사망하자 엄마는 아이의 몸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고(〃 세번째 사진) 아이를 살리지 못한 의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고 말았다(오른쪽 사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일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의 민간인 대피를 위해 5일 인도주의 통로를 조성하고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군은 폭격을 멈추지 않았다. AP연합뉴스


당초 민간인 대피는 5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가 합의를 깨고 공습을 재개하면서 대피 작전이 늦춰진 것이다.

다행히 러시아가 하루 만에 다시 입장을 바꾸면서 해당 지역 민간인들은 탈출할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점령을 위한 군사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고 이 과정에서 군사시설과 민간인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이어가면서 민간인에 대한 피해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전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15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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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트위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는 난민 위기”라고 우려했다. UNHCR은 이번 사태로 최대 4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측은 7일 3차 회담을 열어 대화를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방의 강도 높은 대러 제재에도 푸틴 대통령이 물러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을 향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재는 선전포고에 가깝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시사했고 우크라이나 지도부에는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할 경우 이는 무력 분쟁 개입”이라면서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방을 향한 푸틴 대통령의 경고음도 커지는 모양새다.

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이르핀강을 건너 피란하려는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다리 아래 모여 있다. AP연합뉴스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이르핀강을 건너 피란하려는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다리 아래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실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6일 “러시아가 채무를 상환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를 둘러싸고 심각한 우려가 나온다”며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3’에서 파산(‘C’) 직전 등급인 ‘Ca’로 네 단계 하향했다.

무디스는 이달 3일에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B3’로 6단계 낮췄다. 불과 사흘 사이 10단계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이다.

러시아의 진군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남부 오데사를 장악하기 위한 관문인 므콜라이우로 진격하고 있다. 남부 마리우폴과 헤르손을 사실상 점령한 러시아가 오데사까지 손에 넣게 되면 우크라이나 해상을 전면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므콜라이우에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원전이 있다는 점이다. 이달 4일 남부 자포리자에 있는 최대 원전을 장악한 러시아가 므콜라이우까지 점령하게 되면 우크라이나로의 전력 공급을 끊는 것은 물론 원전을 볼모로 핵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5일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해외 체류 중이던 우크라이나인 6만 6224명이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에 함락된 첫 번째 도시인 남부 헤르손에서는 시민 2000여 명이 우크라이나 깃발을 들고 국가를 부르며 러시아의 점령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공중에 총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헤르손 주민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한다”며 “러시아어 사용자에 대한 차별을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이 러시아어 사용 지역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포격을 가했다”고 꼬집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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