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크라이나 소년이 러시아군의 침공을 피해 홀로 1200km의 여정을 거쳐 이웃 나라로 몸을 피한 사연이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11살인 소년은 최근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출신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 후 자녀들을 키우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아들을 인접국 슬로바키아에 있는 친지 집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본인의 몸이 편치 않은데다 거동이 불편한 자신의 친어머니도 돌봐야 했기 때문에 아들을 홀로 슬로바키아행 열차에 태워야 했다.
피란길에 오른 소년의 손에는 친지의 연락처와 본인의 여권, 비닐봉지 하나만이 달랑 들려 있었다. 그럼에도 소년은 1200km를 이동해 슬로바키아 국경에 무사히 도착했다.
슬로바키아 당국은 이 소년의 손에 적힌 연락처를 이용해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거주하는 친지와의 연락에 성공했다. 소년은 다시 500km 떨어진 친지의 집까지 이동해 무사히 도착했다.
슬로바키아 내무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미소와 용기, 결의를 갖춘 이 소년은 모두의 마음을 얻었다"면서 "진정한 영웅이라 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또 내무부는 군경과 세관 직원, 자원봉사자, 종교·시민단체 등 다수가 소년을 돌보는 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남아 아들이 슬로바키아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