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을 내려놓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문재인 정부 방역 정책을 옹호하다 최근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두고 "방역 정책이 어긋날 때마다 여러 차례 현 정권을 비판해왔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요새 많이 아프다. 정부의 정책에 비판자로 설 수밖에 없어서"라면서 "그만큼이나 의료 현장은 나날이 전쟁터와 같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별 이야기를 다 듣고 있다. 정권 교체기에 뭐라도 한자리 차지하려고 현 정권 방역 정책을 비판하냐는 사람들도 있다"며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이야 제가 정부의 방역 정책이 어긋날 때마다 여러 차례 현 정권을 비판을 한 적도 있고, 백신 정책처럼 꼭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강하게 옹호하기도 했던 것을 알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한 "전문가는 정권의 취향에 따라 자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양심을 가지고 올바른 정책이 실현되도록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고 옹호할 수도 있다"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에 문제가 있으면 강하게 비판할 것이고 올바른 정책은 옹호할 것이다. 전문가의 양심과 정치적 성향을 혼동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새로운 정권이 저한테 어떠한 자리를 요청할 리도 없고 제가 무언가 역할을 꿈꾸고 있지도 않다"며 "모든 세상의 현상을 정치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를 기회주의자라고 한다. 전문가의 양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여러 방송 등에 출연해 현 정부의 방역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던 이 교수는 지난달 16일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면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에서 사임했다.
이후 이 교수는 "독감의 치명률과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이제 그만두라", "정부는 거리두기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 등 연일 정부의 방역 대책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