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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찍고 -17% 추락…안랩, 공매도 공포도 커졌다

安 총리설 꺾이며 ‘매물 폭탄’

공매도 올초 5배 오른 574억

단기간 낙폭 더 커질 가능성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안랩(053800)이 돌연 하락 반전하며 18% 가까이 추락했다. 최대주주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새 정부 국무총리 입각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슬금슬금 늘었던 공매도 자금이 주가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안랩은 전일보다 17.52%내린 14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2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후 가파르게 추락하며 상승 동력을 잃었다. 지난 8거래일 연속 안랩 매수 우위를 유지하며 142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날 9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날만 170억 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55억 원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린 가운데 개인은 223억 원을 사들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안 위원장의 총리설을 부인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치 테마로 과열 양상을 보인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되돌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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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가가 돌연 급락하면서 공매도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안랩의 공매도 잔액은 574억 원이다. 1년 전(43억 원)에서 크게 불어난 수준으로 올해 초 대비로도 5배나 늘었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판 다음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되사서 갚고 차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이다. 예를 들어 주당 10만 원일 때 빌려 판 주식을 9만 원으로 내렸을 때 되사서 돌려주면 차익이 1만 원 남는다. 급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어 위험을 헤지(hedge·대비)하는 투자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안랩에 대한 공매도 거래량은 일별 20억 원 수준으로 소강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처럼 하락세에 접어들면 공매도가 늘어나 단기적으로 낙폭을 더 키울 수 있다. 시장이 공포감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공매도가 ‘불난 집에 부채질’ 격으로 주가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안랩의 23일 기준 대차 잔액은 2978억 원으로 3월 7일(966억 원)보다 208%나 급증했다. 대차 잔액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후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대차거래는 국내 금융법상 공매도의 선행 요건이기 때문에 향후 공매도가 얼마나 이뤄질지 추정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해석되곤 한다.

안랩 상승세를 주도했던 해외 운용사들의 향방도 관심사다. 최근 외국인의 안랩 매수세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퍼스트트러스트를 비롯한 해외 운용사들의 비중 확대에 따른 것이다. 퍼스트트러스트는 이달 안랩 주식을 140만 주가량 담으며 지분 14.06%를 확보해 동그라미재단(9.99%)을 밀어내고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확대되자 국내 유일의 사이버 보안 기업인 안랩에 돈이 몰린 것이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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