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지난 21일 기준 자국 사망자 수가 498명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곳곳에 묻혀졌던 러시아군의 수백 구의 시신이 드러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비탈리 김 주지사는 지난 19일 이 지역의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자, 주민들에게 러시아군의 시신을 수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유해들을 러시아로 송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동료를 전장에 남겨두고 떠났다”면서 “지역 곳곳에 시신 수백 구가 있다”고 증언했다.
이에 러시아가 자국 군 피해 규모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서방 국가와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의 실제 사상자 수가 러시아 측이 밝힌 수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러시아 당국이 지난 21일 기준 발표한 자국 사망자 수는 498명이다. 그러나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이날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러시아 병사가 9681명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1만 6153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밝힌 사상자 수는 미국 정보 당국이 지난주 보수적으로 추산해 밝힌 러시아 사상자 수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미 당국은 당시 시점까지 전투에서 숨진 러시아 병사는 최소 7000명 이상이라는 추정치를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일간지 기사는 곧바로 삭제됐고 언론사는 자사 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부정확한 정보가 게재됐다고 해명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자국 군인의 수를 감추기 위해 전사자의 시신 최소 2500구를 본국으로 옮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19일 텔레그래프는 자유유럽방송 등의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이 밤중에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벨라루스 동남부 도시 고멜을 거쳐 본국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고멜 현지 병원의 한 의사는 “3월 13일까지 2500구가 넘는 시신이 (우크라이나에서) 고멜 지역으로 이송됐다가 기차와 항공기에 실려 러시아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또 고멜의 인근 도시인 마지르의 한 주민은 “시체 안치소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체가 많았고, 마지르 기차역의 승객들은 열차에 실려 있는 시신의 수에 충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