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모든게 무너진 시대…21세기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기적 인류의 공존 플랜

미노슈 샤피크 지음, 까치 펴냄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커 런던 정경대(LSE) 교수는 1950년 시카고 대학교로 가 신자유주의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 교수에게 영향을 미쳤다. 훗날 시카고 학파는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의 ‘작은 정부-큰 시장’이라는 경제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신자유주의적 통화정책이 한계가 봉착하자 이번에는 앤서니 기든스 LSE 총장이 1998년 ‘제3의 길’을 통해 평등을 실현하면서 시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 노선은 미국 빌 클린턴, 영국 토니 블레어,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등 사회민주주의 계열 정치인들이 정책으로 구체화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08년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무너졌다. 이념적 지향점이 사라지자 이제는 대중 인기에만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기승을 부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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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기적 인류의 공존 플랜’은 경제학자 미노슈 샤피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혼란의 시기에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제시한 책이다. 그는 역사적 변곡점마다 지배적 사상의 중심에 서 왔던 LSE의 현 총장이다. 36세에 세계은행(WB) 역사상 최연소 부총재가 된 이래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부총재 등을 역임하며 25년간 국제금융기관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다. 중심이 지탱하지 못하니.… 어떤 계시나 임박한 것이 분명하다.’라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구절로 글을 시작한다. 그는 기후변화, 불평등 가속화, 기술 발전과 기계의 일자리 대체, 여성의 역할 변화, 고령화와 연금 고갈에 따른 세대갈등 등으로 기존의 사회경제 모델은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즉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면서도 생산성과 효율성 사이에 균형 잡힌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사회계약에 반영돼야 할 3대 원칙으로 △모두에게 의료·교육·연금 등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안정성 보장 △자원배분 효율성과 생산력 향상을 위해 시민 역량 강화에 최대한 투자 △효율적이고 공평한 위험 분담 등을 제시한다. 책은 단지 안전망 구축 방안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되 생산성을 높여야 모든 구성원이 최대한으로 사회에 기여하면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성·교육·건강·노동·고령화·세대간의 사회계약 등 부문별로 나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1만7500원.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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