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코 DB 농업(Agriculture) 펀드(DBA)’는 밀·옥수수·대두·커피·설탕 등 10개의 농산물 선물계약지수에 투자하는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다. 다양한 곡물 선물에 투자하고 있기에 글로벌 농산물에 종합적으로 투자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도이체방크가 관리하는 ‘DBIQ 다각화된 농업지수’를 추종하며 매년 11월 비중 및 구성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2007년 1월 상장된 DBA는 2007~2008년 이어진 글로벌 애그플레이션 현상과 맞물려 급등했지만 이후 농산물 가격의 안정화와 함께 장기간 우하향하는 수익률 곡선을 그려 왔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무렵부터 남미 지역의 작황 부진과 해상 운임 및 연료·비료 가격 상승 등의 악재에 옥수수·대두 등 국제 곡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반등을 시작했다. 곡물가의 오름세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졌고 이 기간 DBA의 수익률은 30.71%에 이른다. 게다가 글로벌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며 소맥(밀) 가격이 치솟았고 DBA 역시 재차 상승해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순자산 역시 이달에만 3000만 달러 이상 급증, 1억 69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농산물 ETF로 알려져 있는 DBA지만 실제 농업 섹터에는 전체 자산의 절반 정도만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으로는 미국 재무부에서 발행되는 단기·고신용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자사의 신탁·ETF 상품을 편입, 이자 수익으로 펀드 수익률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위험 분산 효과를 낸다. 22일 기준 농업 섹터에서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상품은 밀이다. 캔자스시티상품거래소(KCBT)에서 거래되는 겨울 밀 선물과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밀 선물을 합쳐 전체의 7.9%가량을 편입하고 있다. 뒤를 이어 옥수수(6.97%), 대두(6.93%), 설탕(5.60%), 커피(5.48%), 생우(Live Cattle·5.46%), 코코아(5.04%), 돈육(Lean Hog·4.67%), 비육우(Feeder Cattle·1.77%), 원면(Cotton·1.45%)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총보수는 0.94%로 일반적인 ETF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밀·옥수수·대두 등 개별 농산물에 투자하는 WEAT, CORN, SOYB 등의 ETF 보수가 1.88~2.19%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DBA가 투자가 까다로운 농산물 선물에 고루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지만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과 2011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할 때 농산물 ETF 역시 강세를 보인 바 있다”며 “인력 부족과 공급망 이슈, 유가 상승 등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진다는 인식이 부각될수록 농산물 ETF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