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안 걸린 병사만 호구" 軍 내부, '업무 가중' 불만 폭발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연합뉴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군부대에서도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업무가 늘어난 비확진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안 걸린 병사들만 호구"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육군 모 부대 A병사는 지난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글을 올려 "요즘 저희 부대 유행어는 '코로나 걸려서 좀 쉬고 싶다'는 것"이라면서 "무분별한 휴가 배출 탓에 가장 심할 때에는 340여명의 인원 가운데 100명 가량의 병사 및 간부가 격리를 당할 정도로 심각하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A병사는 "지금도 일과 중에 갑자기 한 두 명씩 사라져서 간부님께 여쭤보면 격리 중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 안 걸린 용사들은 계속해서 갈려나가고 있다"면서 "저는 휴가 나가서 코로나에 걸리면 저 때문에 많은 인원이 피해를 보게 돼 휴가도 나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병사는 또한 "지금은 그때의 저를 때려죽이고 싶을 정도로 후회한다"면서 "저희 부대는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임에도 전역 전 휴가를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계속 인원들의 휴가를 부추겼고, 결과는 당연하게 확진자 발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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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A병사는 "중대별로 많은 인원이 짧으면 5일, 길면 2주 격리를 하게 되면서 그 빈자리를 소수 인원이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소수 보직들에는 치명적"이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A병사는 "상황병과 취사병, 운전병 등의 특수보직 임무를 맡은 병사는 3달 전부터 평소보다 훨씬 적은 인원으로 힘들게 임무 수행 중"이라면서 "일반 병사들 또한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를 서는 등 하루 하루가 지옥 같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고충을 간부에게 털어놨지만 돌아온 대답은 '다 같이 힘드니 조금 더 희생하자'는 말 뿐이었다는 A씨는 "코로나 걸려서 힘든 사람 입에서 어떻게 '코로나 격리가 진짜 꿀'이란 소리가 나오느냐"면서 "왜 코로나 안 걸린 병사들만 호구로 만드는 부대에서 이렇게 희생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A병사는 "격리자 통제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격리 인원들이 PX나 공동 흡연장도 이용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통제 및 코로나 대응 방법이 체계화돼서 이 상황이 빨리 끝나게끔 해줬으면 좋겠고, 고생한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이 주어지면 좋겠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군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만4341명이다. 현재 관리 중인 인원은 1만4608명에 이른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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