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식 유튜브 채널의 피겨스케이팅 해설자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러시아 선수들을 동정하고 전 여자 피겨 세계 챔피언에게 욕설을 해 논란이 일었다. ISU는 문제가 된 해설진들을 영구 퇴출 조치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리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를 중계하면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기자 출신 해설가 사이먼 리드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 니키 슬레이터 등 영국의 해설자 2명을 퇴출 조치했다고 밝혔다. ISU는 성명으로 “스포츠계와 우리 사회에 괴롭힘과 모욕적인 발언, 폭력적인 행동이 자리할 곳은 없다”며 “우리는 즉각적으로 두 해설위원의 업무를 정지시켰고 향후 ISU의 어떠한 피겨스케이팅 대회에서도 이들에게 해설을 맡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대회 첫날인 지난 23일 나왔다. 이들은 경기 중 “러시아 선수들이 보이지 않아 슬프다”고 말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된 바 있다.
또 해설진은 “피겨 경기를 잘 보지 않아 점프 회전수를 정확히 세지 못한다”며 해설가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 세계 챔피언 출신 메건 듀하멜(36·캐나다)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ISU 공식 유튜브 해설자들이 러시아 선수들이 없어 슬프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이 경기를 자주 보지 않아 점프 회전수를 세는 데 자신이 없다고 인정했다. ISU는 (이들보다)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듀하멜의 트윗을 본 해설자 리드는 유튜브 방송 도중 휴식 시간에 듀하멜에 대해 “캐나다 암캐”라고 욕설을 했다. 슬레이트도 리드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욕설과 잡담을 펼쳤고 이는 유튜브를 통해 모두 중계됐다.
ISU의 퇴출 조치 이후 듀하멜은 트위터에 “리드와 ISU 회장으로부터 개인적인 사과를 받았다”며 “공개 사과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SU는 이번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내부조사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