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30일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세계 경제 둔화 등 세 가지 리스크가 모두 실현돼 통화정책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2월까지 한은의 정책 결정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이뤄진 만큼 국내 경제 영향 등을 금통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낸 보고서를 보면 다운사이드리스크(하방위험)로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로 인한 슬로우다운(경기둔화) 등 세 가지를 제기했는데 이 세 가지가 다 실현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방리스크 언급된) 보고서가 1월에 작성된 것인데, IMF 팀 안에서 (위험이 실현됐으니) 이제 어떻게 바꿔야하는 것인지 이야기하는 도중에 (한국으로) 왔다”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아직 한은 임직원과 얘기한 적 없고, 금융통화위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얘기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2월 한은의 결정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변화가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금통위원, 한은 전문가들과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 후보자가 통화정책 운용과정에서 고려할 주요 리스크를 강조한 만큼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한은 총재 지명 소감에 대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며 “전 세계 경제 여건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청문회를 통해 적임자인지 검증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