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먼저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를 봤었어요. 건조함과 냉정함이 특색인 작품이어서, (그 느낌을 잃지 않으려고) 처음에는 영화 출연을 고사했었죠. 완성된 영화를 보니 조금 더 극적으로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몸을 던진 한 남학생의 편지에 이름이 적힌 네 명의 아이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천우희 배우는 김지훈 감독과 동료 배우들과 함께 이날 시사회에서 5년 전 찍은 작품을 처음 감상했다.
그는 영화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인 아이들이 다니는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 의 기간제 임시 담임교사 '송정욱' 역으로 분했다. 피해자 아이가 남긴 편지를 받고 진실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라는 신분은 그의 노력을 계속해서 무너뜨린다.
"기간제 교사여서 앞장서서 뭔가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죠. 권리가 없어요. '사건을 지켜보게 된다'라고 생각했는데, 그점에서 관객 분들과 가장 접점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나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이 사건을 목격할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보여주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분한 송정욱이란 인물은 '기간제 교사'로서의 미래와 딸을 응원하는 엄마와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지만 결국엔 잘못을 되돌리려 한 발 나아가기로 한다.
천우희 배우는 "송정욱은 어떤 선택, 기로에 놓여있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다"라고 강조했다. 질문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송정욱'이 실제 자신이라면 어떨지, 쉽게 결정하거나 답변을 명확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촬영 현장은 든든했다고. 문소리, 김홍파, 오달수, 고창석, 강신일, 문소리 그외에도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있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현장은 모두가 진심으로 영화와 연기를 사랑하고 특히 이 작품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꼈었다고 설명했다.
천우희 배우는 이날 영화를 보고 나서 "출연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설경구 선배님께 큰 절 드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천우희 배우가 처음 '송정욱' 역을 고사한 이후 당시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설경구 배우는 직접 천우희 배우에게 전화를 걸어 출연을 적극 요청한 바 있다.
"촬영 안 했으면 정말 어떡할 뻔 했나 싶어요. 작품을 보고 나니 이런 의미있는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천우희 배우는 "이렇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고있는 작품 하게 돼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 한 편으로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런 이야기, 이런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회가 함께 변화하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