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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지훈 감독② “'니 부모 얼굴'에 가장 걸맞는 얼굴을 설경구 배우가 구현"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스틸 이미지 /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스틸 이미지 /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




김지훈 감독 /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김지훈 감독 /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


※[인터뷰] 김지훈 감독① "'니 부모 얼굴'은 한 아이가 겪는 영혼의 재난극" 에서 이어집니다.




Q. 원작과는 다른 설정입니다. 원작에서는 여학교였고, 한국 공연도 여중학교로 각색했었는데. 남자 그리고 국제중학교로 설정한 까닭이 있나요?

-원작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우선은 공간과 캐릭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작과 조금은 차이를 두고 싶었죠.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스틸 이미지 /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스틸 이미지 / 사진 = 마인드마크 제공




“아직까지도 한결이는 저에게 숙제”


Q. 폭력 장면 수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물리적 폭력은 개인적으로는 치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혼의 폭력은 치유가 안 되죠. 영혼을 파괴한다는 것이 연출의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폭력의 자극성에 초점을 맞춘다기 보다 한 아이가 한없이 무너지고 도저히 회복될 수 없는 절망에 빠지는 것을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연기한 배우들도 처음에는 빨리 끝내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제대로 표현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더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어요. 감사하고 고마웠던 점은, 그 아이들은 '건우'와 같은 나이대였기 때문에 저보다 더 공감했던 것 같아요. 그 배우들도 더 잘 표현하자는 마음들이 합쳐져서 장면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Q. 강한결이란 캐릭터는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가까운 캐릭터인데, 또 아닌 것 같고요. 강한결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 복합체죠. 한결이는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아빠 강호창(설경구)에게 2차 가해를 가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떤 판단을 할 수 없는 '아포리아(해결 방도를 찾을 수 없는 난관)' 상태입니다. 아직까지도 저는 한결이를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영원히 저에게 숙제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결이 같은 인물이 나오지 않게, 우리 사회와 세상이 한결이의 마음을 끊임없이 노크하고 어루만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연출적인 바람입니다.


Q. 설경구 배우가 연기한 강호창 캐릭터의 내면 연기도 강렬했습니다. 특히 엔딩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연출하고자 하셨나요?



-그 상황은 연출로서 제안하거나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감정은 오롯이 배우가 느껴야 했어요. 그 감정이 올라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번 찍고나서는 뭔가 아주 절묘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다시 재촬영을 했죠. 배우가 어떤 감정이 나올 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고요, 카메라는 그냥 쫓아갈 뿐입니다.

설경구 배우를 안 지 몇십년 됐지만 그 배우에게서 그런 표정이 나올지 상상도 못했었고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에 가장 걸맞는 얼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김지훈 감독, 반성 많이했구나'라는 말 기분 좋아”


Q. 그동안 '재난 영화'를 주로 다뤄오셨는데.

-재난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희생'이 재난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기와 희망이 존재하는데, 이번 영화에는 용기와 희망이 존재하지 않아요. 회복이 될 수 없는, 영혼이 파괴되는 재난입니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재난이죠. 지옥보다 더한 지옥같은 상황이라 생각하면서 영화를 찍었습니다.

그래도 관객들은 작은 희망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게 저의 작은 소망이자 메시지입니다.

Q. 영화를 보고 나니 5년이 지나도 새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피해자 건우의 아픔이 온전히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였습니다. 이야기에 세월의 때가 있지 않을까 되게 걱정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거나 부패되거나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의 생명이나 진심은 부패되지 않고 발효됐다고 생각합니다.

Q. 시사회 이후 반응이 좋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김지훈 감독 반성 많이 했구나, 라는 반응이 가장 인상적이더라고요. 기분이 좋았어요. '이제 정신 차렸구나'라는 그 말이요. 영화적으로 조금 더 발전했다는 말씀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건우의 마음이 잘 다가갔구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Q. 영화 개봉을 앞두고 수익성 등 현실적인 목표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많이 힘들었죠. 많은 관객 분들 그립기도 하고요. 영화인으로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스크린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꿈이 이뤄지고 많은 판타지가 열리는 극장이란 공간이 너무 그리웠고요.

그 공간에 관객분들이 와서 희망도 찾고 꿈도 찾고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는 그런 시간이 빨리 오기를 소망합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팬데믹이 빨리 끝나서 관객 분들과 행복하게 만나고 싶은 게 바람입니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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