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쇼타임!'이 자유자재로 귀신을 부리는 마술사와 열혈 경찰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웠다. 유쾌한 코미디에 휴머니즘을 결합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꾀하겠다는 포부다. "이만큼 확신이 있던 적이 드물다"는 배우들의 자신감이 통할지 기대를 모은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새 토일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극본 하윤아/연출 이형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형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해진, 진기주, 정준호가 참석했다.
'지금부터, 쇼타임!'은 카리스마 마술사 차차웅(박해진)과 신통력을 지닌 열혈 순경 고슬해(진기주)의 귀신 공조 코믹 수사극이다.
이 감독은 "'지금부터, 쇼타임!'은 재밌는 코미디 드라마다. 본격 코미디 드라마는 한국에 그렇게 많지 않은데, 대본 쓰기도 어렵고 연기하기 쉽지 않고 연출도 어려워서다"라며 "에너지와 경험이 있는 배우가 모여야 되는데, 좋은 배우들이 곳곳에서 잘 표현해 줘서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힐링이 될 거다. 통쾌한 드라마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출적으로는 멋 부리지 않은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뒀다고. 이 감독은 "사람들이 불량 식품을 좋아한다. 가게가 화려하면 비쌀 것 같아서 잘 못 들어가지 않냐"며 "손쉽게 볼 수 있는 떡볶이, 김밥은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드라마가 그런 음식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을 할 때도 너무 고급스러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폼을 잡으려고 하면, 최대한 지질하게 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귀신 소재 드라마로서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귀신이 나오는 무서운 드라마는 많았는데, 우리 드라마는 귀신들이 사람하고 비슷하다는 게 다르다. 지질한 캐릭터들로 나온다"며 "우리 옆의 이웃처럼 있고, 사람보다 힘이 없다. 차차웅이 없으면 에너지를 얻지도 못하는데, 독특한 세계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박해진, 진기주, 정준호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박해진처럼 잘생긴 사람이 코믹 연기를 하면서 여지없이 무너지는 게 좋았다. 몸을 아끼지 않고, 연구도 많이 해서 매력적이었다"며 "진기주는 내가 좋아하는 연기적인 터치를 갖고 있었다. 연기를 기술적으로 표현하지만, 기술로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정준호는 이번에 같이 하게 돼 영광이었다. 드라마를 잘 안 하는데, 되는 드라마만 하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해진은 귀신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마술사 차차웅 역을 맡았다. 그는 "마술사지만 마술사가 아니다. 단지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귀신을 부린다"고 소개했다. '꼰대인턴' 이후 또 코미디에 도전하게 된 그는 "'꼰대인턴'은 상황이 웃겨서 내가 일부러 웃기지 않으려고 해도 됐지만, 이번에는 웃겨야 됐던 게 다르다. 대본이 정말 재밌었는데, 최대한 작가님이 써주신 걸 살리려고 고민했다"며 감사하게도 같이 하는 배우들이 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동안 나는 정제된 연기를 했는데, 내려놓고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꼰대인턴'으로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2년 만에 돌아온 박해진은 부담감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대가 많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잠도 못 잘 정도로 부담이 됐다"며 "'꼰대인턴'은 즐겁게 촬영해서 결과가 좋았던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은 내가 했던 작품 중 가장 즐겁게 촬영해서 결과도 좋을 거라고 예상한다"고 기대를 표했다.
정의감에 불타는 강국 파출소 열혈 순경 고슬해를 연기한 진기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으며 돕는 걸 좋아하는 인물이다.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는, 경찰다운 경찰"이라며 "모든 사건에 진심이고, 사건을 반드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귀신을 부리는 차차웅과 손을 잡는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고슬해가 가진 진심이었다. 슬해는 굉장히 밝고 무너져도 금방 일어나는 친군데, 마음속 깊숙이 10년 동안 찾고 있는 범인이 있다"며 "아빠를 돌아가시게 만든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이 됐는데, 평상시에 밝다가도 범인과 관련되면 집중한다. 그런 마음을 품고 살아야 된다는 걸 신경 썼다"고 밝혔다.
정준호는 차 씨 집안에서 대대로 모셔온 장군신 최검으로 분한다. 그는 "2,000살 정도 된 신령이다. 칼로 장군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입만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귀신이라 주변 눈치를 안 보고 연기할 수 있었다. 사람이면 주변 상황을 파악하면서 웃겨야 되는데 귀신이라 개의치 않았다"며 "드라마 속에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영혼과 인간이 통하는 공감이 있다. 진중하고 재밌는 상황에서도 웃겨야 됐는데, 신선한 점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들은 목표 시청률도 밝혔다. 정주호는 "어쨌든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요즘 시청률 추이가 10%를 넘으면 좋은 성적이라고 하니까, 최저 7%, 최고 15% 예상한다"고 했다. 박해진은 "시작은 한자리지만, 이후에는 꾸준히 두 자리 시청률이 바람이자 목표"라고 희망했다.
한편 '지금부터, 쇼타임!'은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