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두팔 잃었지만 좌절 딛고 쾌거 … “한국 상이군인 인식 바뀌었으면”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사이클 金' 나형윤 선수

장애인 이동권도 개선돼야

네덜란드 헤이그 인빅터스 게임에서 사이클 남자 3.3㎞ 개인독주 로드 바이크1에 출전한 나형윤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의수인 양팔을 높이 든채 환하게 웃고 있다. /헤이그(네덜란드)공동취재단네덜란드 헤이그 인빅터스 게임에서 사이클 남자 3.3㎞ 개인독주 로드 바이크1에 출전한 나형윤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의수인 양팔을 높이 든채 환하게 웃고 있다. /헤이그(네덜란드)공동취재단







“양팔을 사고로 잃은 후 자부심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전 세계 상이군인들이 겨루는 대회에 참가하고 값진 금메달까지 따니 상이군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한 나형윤(38) 선수는 “한국에서도 상이군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대회 참가와 우승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나 선수는 22일(이하 현지 시간) 사이클 남자 3.3㎞ 개인 독주 로드 바이크1(총 3단계 장애 등급 중 최고 등급) 경기에 출전해 벨기에 선수와 불과 1초 75 차이의 초접전을 벌인 끝에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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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남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에 출전했던 김강훈이 금메달을 딴 후 두 번째 금메달 수확이다. 한국 선수단은 최종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거두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나 선수는 2006년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중사로 근무하던 중 경계 작업을 서다가 고압전기에 감전되는 사고를 당해 치료 과정에서 양팔을 모두 절단했다. 사고 이후 2007년 중사로 전역해 당구장을 운영한 뒤 한동안 사회복지사로도 활동하다가 태권도를 통해 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철인 3종 종목 중 하나인 사이클을 훈련하게 됐다.

물기에 약한 의수의 특성상 땀이나 물에 젖으면 오작동하기 쉽고 손으로 브레이크를 잡을 수 없어 허벅지로 브레이크를 다뤄야 하는데 숙달되기까지 훈련 과정에서 어깨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나 선수는 최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언급하면서 “지금 한창 한국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이슈가 되는데 그런 부분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4년 첫 대회가 열린 ‘인빅터스 게임’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창설한 국제 상이군인 체육대회다. 한국 선수단의 인빅터스 게임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각각 사이클 3.3㎞ 개인 독주 핸드 바이크1과 3.3㎞ 개인 독주 핸드 바이크2에 출전한 김종석(53)·김영민(51)도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크리테리움 경기에도 출전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했다. 16일 개막한 대회는 이날까지 7일간 진행된 뒤 폐막했다./헤이그(네덜란드) 공동취재단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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