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文, 검수완박 중재안에 힘 싣자…尹 "대통령 첫 임무는 헌법수호" 우회 비판

['신구 파워게임'으로 확전]

文 "중재안 잘된 합의" 지원사격에

한동훈 후보자 발언도 공개 비판

尹측 "정치범죄의 성역화 안돼"

韓도 "반대는 양심의 문제" 재반박

민주는 "국회 합의 침탈 당해" 맞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인천 서구 공항철도공사에서 열린 인천공약 추진현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인천 서구 공항철도공사에서 열린 인천공약 추진현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헌법 가치를 잘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추켜세운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역시 문 대통령을 겨냥해 “검수완박 반대는 양심의 문제”라며 보조를 맞췄다. 검수완박이 국회를 넘어 현직 대통령과 미래 권력이 모두 참전하는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천 계양구의 계양산전통시장을 찾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가치를 담고 있는 헌법이 법정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생 현장 안에 헌법 정신이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발언을 두고 검수완박에 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검수완박과 관련한 윤 당선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줄곧 ‘헌법 가치 수호’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해왔다. 전날 브리핑에서는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당이 무엇일지 깊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이 최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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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정치권의 기득권 수호나 정치 범죄의 성역화를 위해 형사 사법 체계 개편 논의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 때문에 사퇴했는데 그것(중재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검수완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신구 권력의 파워 게임으로 진화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문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공개 비판한 후 양측의 대립은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

앞서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을 반드시 막겠다’는 한 후보자의 발언을 겨냥해 “찬성하지 않거나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씀을 할 수는 있어도 ‘반드시 막겠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가 국민 피해 예방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자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 후보자는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현장을 책임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몸 사리고 침묵하는 것은 직업 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등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 비서실장은 “형사 사법 체계를 흔들어놓는 것이 과연 국민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검수완박 입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 본다”고 압박했다.

상황이 이렇자 더불어민주당도 여야 중재안 합의 파기의 원인으로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를 정조준하며 공세를 폈다. 검수완박 정국이 신구 권력 전면전 구도로 전환돼도 여론전에서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윤 당선인과 소통령으로 불리는 사람의 초법적인 행위에 의해 국회 합의가 침탈당했다”고 비판했다.


박진용 기자·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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