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는 등 사회 곳곳에서 일상회복 분위기가 완연해지면서 병원 내에서 처방·투약하는 약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미뤄왔던 수술과 치료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수액 등 원내 처방약 매출 비중이 큰 GC녹십자(006280)·JW중외제약(001060)·HK이노엔(195940) 등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눈에 띄게 꺾인 지난달 하순부터 원내 처방약 매출이 꿈틀거렸다. 한 수액 제조 제약사 관계자는 “원내 처방 증감의 척도가 수액 매출인데 지난달 하순부터 크게 늘었다”면서 “코로나19로 미뤘던 수술 등을 위해 입원하려고 하는 환자 수가 급증했다는 얘기가 일선 병원에서 들린다”고 전했다.
한국의 원내 처방 규모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연 10% 이상씩 급성장했다. 한국아이큐비아 데이터에 따면 2017년 5조8830억 원에서 2018년엔 6조4746억 원으로 10.1% 증가했고 2019년엔 7조2275억 원으로 12.4%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찾아온 2020년엔 7조5874억 원으로 증가율이 4.1%로 푹 꺾였고 2022년도 8조 868억 원(증가율 6.7%)으로 부진했다.
제약업계는 원내 처방 시장이 2년동안 눌려있던 폭 이상으로 올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급하지 않은 입원 치료는 나중에 하자는 심리가 리오프닝과 함께 사라지면서 원내 처방약 규모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생산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원실이 없는 의원급에서도 원내 처방 약이 최근 많이 처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네 의원에서 미용과 피로회복용으로 놓아주는 정맥주사 매출이 늘고 있다”면서 “식당·카페 영업제한 해제 이후에는 숙취해소용 수액 판매도 대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제약사 중 원내 처방 매출 선두는 혈액제제의 강자 GC녹십자다. 그 뒤를 근소한 차이로 JW중외제약이 뒤쫓는다. 두 회사 각각 지난해 3370억 원과 3128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으론 종근당(185750)과 HK이노엔이 지난해 각각 1696억 원과 1695억 원으로 3~4위다.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이 제약업계 순위보다 원내 처방 순위가 높은 것은 수액 때문이다. 국내 수액 시장은 이 두 회사와 대한약품(023910) 3두 체제다.
강하나 이베트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JW중외제약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액제 또한 리오프닝으로 매출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영양수액과 기초수액은 리오프닝이 재조명되던 3~4월부터 코로나19 기간 대비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2분기부터는 수액제 부문의 매출회복 폭이 커질 것”이라면서 “기존 자연성장율 10~12%에 수술과 병상 회복에 따른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내년에는 JW생명과학이 종합영양수액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기존 영양수액 제 시장점유율이 55%에서 상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지난해 완공한 연산 5500만 백(bag) 규모 오송 수액 공장을 2분기부터 본격 가동해 총 1억500만 백 체제를 갖추게 된다”며 “기초 수액 뿐 아니라 영양수액 등도 강화해 리오프닝에 맞춰 본격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