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의 무대인 경기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은 선수들 사이에 어려운 코스 세팅으로 악명이 높다. 컷 기준 타수를 보면 2018년에는 4오버파, 2019년 3오버파, 지난해에는 5오버파였다.
올해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대회 첫날 10오버파 이상을 친 선수가 14명이나 됐다. 27일 열린 2라운드에서도 선수들은 크게 고전했다.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4명뿐이었다. 통산 5승의 이형준(30)은 8타를 잃으며 합계 11오버파, 통산 3승의 김한별(26)은 6타를 잃어 합계 14오버파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그린이 딱딱해 볼이 튕겨 나가는 경우가 많은 데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수시로 바뀌면서 선수들은 클럽 선택에 애를 먹었다. 첫날 5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던 정한밀(31)은 버디 3개, 보기 4개로 1타를 까먹었다. 그래도 4언더파로 이틀째 단독 선두를 유지한 그는 “오늘 하루는 위기가 많았지만 ‘잘 막았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린 경사가 심해 정확한 샷이 필요했다. 핀 위치는 정말 까다로워 잔인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박성국(34), 서요섭(26), 이태희(38)가 3언더파 공동 2위인 가운데 지난주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우승자 박은신(32)은 2언더파 단독 5위다. 버디와 보기를 5개씩 주고받는 ‘널뛰기’ 경기를 펼친 박은신은 “코스가 어려워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했다. 이븐파를 기록한 게 다행이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6라운드 108홀 마라톤 끝에 정상에 올랐던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체중도 빠져 원래 입던 옷도 지금 잘 맞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런 것도 이겨내야 한다. 우승이라는 좋은 기억을 갖고 플레이를 하니 피곤한 것도 금세 잊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