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6800가구 태릉CC 공급 '비상등'…지구지정 또 연기[집슐랭]

상반기 예고한 지구지정, 하반기로 연기

8·4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세차례 늦어져

주민 반발에 공급 일정·계획 잇따라 수정

공청회 앞두고 "개발 철회하라" 반감 여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전경/서울경제DB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전경/서울경제DB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개발이 또 다시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로 예고했던 태릉CC 지구 지정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하면서다. 택지 개발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섣불리 공급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태릉CC 지구 지정은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 상반기 중 지구 지정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릉CC 공공주택지구 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 주민 설명회와 공청회 일정이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이후로 밀리면서 지구 지정이 늦어진 것”이라며 “하반기 중에는 무리 없이 지구 지정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릉CC는 정부가 2020년 발표한 ‘8·4 공급 대책’에서 공개된 신규택지 중 한 곳이다. 태릉CC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신규택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물량 3만 3000가구 중 태릉CC에서만 1만 가구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 계획에 대한 극심한 주민 반발로 공급 일정과 계획이 연거푸 수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당초 2021년 상반기 중 태릉CC 지구 지정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같은 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로 두 차례 미룬 바 있다. 이번에 하반기로 재차 연기하면서 총 세 차례에 걸쳐 지구 지정 일정이 지연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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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태릉CC의 주택 공급 물량을 계획 대비 3000가구 넘게 축소했지만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태릉CC의 공급 물량을 1만 가구에서 6800가구로 줄이는 대신 인근 지역에서 3100가구의 대체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체 부지 중 한 곳인 수락산역 역세권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지(600가구 공급 예정)는 올 1월 후보지로 선정된 후 수개월째 예정지구 지정 절차도 밟지 못했다.

국토부와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7일 태릉CC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열고 주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번 공청회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마련된 자리로 주민 대표단과 전문가 등이 참석해 자유로운 토론과 질의응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H 측은 주민 요구를 적극 청취하고 향후 정책 등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초안에 대한 보완을 거쳐 본안을 작성한 뒤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친다. 환경부 승인을 받는 대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반기 지구 지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에 지구계획 승인을, 2024년에 입주자 모집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발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들은 개발제한구역인 태릉CC 개발 시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태릉과 강릉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문화재적 가치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원구 주민들의 모임인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들’ 관계자는 “태릉CC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자연경관, 문화재 가치가 훼손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통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으면서 주민 반발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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