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5월 PPI 10.8% 상승…인플레 진화 실패에 연준 신뢰도 흔들

6개월 연속 두자릿수 껑충

국채 10년물 3.483% 돌파

물가 하락전환 기대 사라져

소비자심리지수도 사상최저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진화에 실패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연준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꺾이기는커녕 더 가파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거센 통화정책 ‘실기론’에 직면했다.




14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10.8% 상승해 6개월 연속 10%를 웃돌았다. 3월(11.5%)과 4월(10.9%)보다는 소폭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특히 월간 상승률은 0.8%로 4월(0.4%)의 두 배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 고공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 수준으로 치솟아 가을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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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미 국채 수익률은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483%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도 3.437%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매체 CNBC는 “5월 2.74%에 마감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달 들어 급등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채권을 매도하고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베팅하면서 10년물 수익률이 이달 들어 더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시장에서는 연준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연준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의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은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물가 상승을 막는 데 있어 너무 오래 기다리는 실수를 저질렀고 시장과 미국인들의 신뢰를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10일 미 미시간대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사상 최저인 50.2로 곤두박질치며 물가 안정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비관적 시각을 드러낸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 자체가 사라졌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호를 잘못 받아들였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도 계속해서 정책에 실패했다”며 “이 과정에서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을 저해하면서 신뢰도에도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연준뿐만이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뒤늦게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긴축 정책을 예고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이오대의 시라이 사유리 경제학 교수는 “중앙은행들은 딜레마에 빠졌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끌어내릴 정도로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 경우 경기 회복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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