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용량 풍력발전기의 신뢰성을 다양한 조건에서 사전에 모의실험을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원 중 풍력발전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화 추세에 설치 위치도 육상에서 해상으로 옮겨가면서 풍력발전기 설비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전력시스템연구팀과 풍력연구팀이 대용량 풍력발전기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사전검증시스템(P-HILS·Power Hardware-In-Loop System)을 개발하고 풍력발전기의 제어알고리즘 검증 체계를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P-HILS(은 블레이드, 타워의 설계 치수, 중량, 발전기 용량 등 특성 값에 기반한 풍력발전기 시뮬레이션 모델이 풍속, 풍향 등의 외부 환경조건과 다양한 시나리오에 의해 실제 풍력발전기와 동일한 전기적 출력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말한다.
이로써 특정 조건과 시험항목에 대한 사전 반복 테스트로 제어알고리즘의 최적화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풍력발전기의 신뢰성 증대와 원가절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풍력발전기 제어시스템 원가는 설비 자체의 1% 미만으로 매우 적지만 성능에 따라 블레이드, 타워 등을 경량화 함으로써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풍력발전기의 설비 용량을 늘려도 제어시스템 비용은 증가하지 않아 사실상 풍력발전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기술이다.
최근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증대되면서 출력 변동성 때문에 전력 계통의 강건성과 복원력을 악화시키는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용량 풍력발전기에는 제어알고리즘의 개발과 업그레이드를 통한 합성 관성(Synthetic Inertia) 제어 기술과 계통 지원 기능(Grid Support)이 필요해지고 있다. 합성 관성 기술과 계통 지원 기능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제어해 전력 계통에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풍력발전기 제어알고리즘에 대해 시험 평가할 수 있는 사전검증시스템을 개발했다. 즉, 풍력발전기 내부의 각종 특성 값과 풍속과 풍향 등 외부환경 조건에서 풍력발전기의 전기적인 출력을 통해 제어알고리즘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장비와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실시간 기반의 고속 연산을 통해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10ms(0.01초) 제어주기의 풍력발전기 제어알고리즘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비중증대로 인한 전력계통의 관성 저하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합성관성 및 계통지원기능의 다양한 조건에서의 검증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계통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하다.
아울러 사전검증시스템은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개발되어, 주요 구성품의 탈부착이 용이해 다양한 풍력발전기 종류와 내부 부품을 시험할 수 있고 복수의 풍력발전기로 구성된 풍력발전단지에 대해 제어 및 다중화(Redundancy) 통신시스템에 대한 신뢰성 검증도 가능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반복 시험을 통해 제어알고리즘 최적화 및 신뢰성 높은 운전으로 원가 절감은 물론 운영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고 풍력발전기 주요 구성품 개발에 적용해 국산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풍력발전기의 다양한 운전 조건을 모사하고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통해 체계적인 풍력발전기 전문 인력 양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사전검증시스템은 2개 업체로 이미 기술이전이 완료됐고 올해 하반기 2개 업체로 추가 기술이전이 예정돼 있어 다양한 형태로 산업계에 적용될 전망이다.
연구책임자인 김대진 선임연구원은 “풍력발전기 사전검증시스템은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사의 신뢰성 확보를 통해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향후 서남해지역의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