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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외우내환 휩싸인 카카오, '빅딜팀' 원년 멤버 재영입

김지예 상무, 투자전략팀장 맡아 모빌리티 매각 주도

배재현 부사장과 SM엔터 인수 및 투자 유치도 '호흡'

사진제공=뉴시스사진제공=뉴시스




자회사 상장 남발에 택시 사업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카카오(035720)가 기업 인수합병(M&A) 및 투자 유치 현안을 놓고도 논란에 휩싸이자 ‘빅딜팀(현 투자전략실)’ 원년 멤버를 재영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만만치 않은 과제인 데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도 장기화하자 과거 카카오의 굵직한 M&A와 투자 유치를 성공시켰던 팀의 인사를 소방수로 재투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 및 IT(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들어 김지예 상무를 투자전략팀장으로 재영입했다. 김 상무는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CIO) 등과 함께 투자전략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빅딜팀’을 이끌었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김 상무은 배 수석부사장과 CJ그룹 미래전략실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배 수석부사장이 2016년 카카오에 합류할 때 김 상무도 함께 이직할 만큼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당시 CJ 미래전략실장 출신인 박성훈 전 부사장을 필두로 자본시장 업무를 전담하는 빅딜팀을 꾸리고 배 수석부사장과 김 상무를 영입했다. 당시 3인방이 현 카카오 투자전략실의 원년 멤버인 셈이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



빅딜팀은 2016년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 멜론 운영사 로엔을 1조 87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때만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던 카카오는 멜론에서 창출되는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빅딜팀은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유치 등 대형 딜을 처리했다. 카카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치지 않고 금융과 모빌리티 등을 아우르는 거대 복합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이다. 김 상무는 주요 사업을 물적 분할하고 외부 투자 유치로 빠른 성장을 이끌어 낸 뒤 잠시 회사를 떠났다.

김 상무는 올 해 카카오 조직 개편 과정에서 배 수석부사장의 부름을 받았다. 최근 1년 간 카카오의 이른바 ‘문어발식’ 사업 확장 전략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카카오는 계열사 컨트롤타워 격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설립하고 배 수석부사장에게 투자 전략을 전담하는 투자거버넌스총괄을 맡겼다. 업무 범위가 넓어진 배 수석부사장이 언제든 믿을 수 있는 김 실장에게 투자전략실을 맡긴 것이다.

MBK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이 본격화하는 데 맞춰 투자전략실에 복귀한 김 상무는 글로벌 사모펀드들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협의를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가 보유한 지분 매각 방식을 정하고 2대 주주인 TPG 컨소시엄과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 상무가 카카오에 전격 재영입된 것을 두고 미래 신사업을 염두에 둔 세대 교체 성격의 인사로 해석하는 측면도 있다. 카카오가 모빌리티 매각 작업을 완료하면 지지부진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 유치에 다시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재현 부사장과 김지예 상무가 모빌리티 지분 매각으로 카카오의 꼬인 실타래를 풀고 카카오 미래 성장의 핵심이 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 유치와 ‘볼트업’을 어떻게 이뤄낼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필우 기자·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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