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詩와 편지를 통해 보는 '인간 정약용'의 삶

■사암 정약용 전기

정해렴 지음, 창비 펴냄





정약용의 후손이자 수십년간 도서 편집 분야에 종사해온 정해렴(84) 전 창작과비평사·현대실학사 대표가 신간 ‘사암 정약용 전기’를 내놓았다. 이미 정약용에 대한 많은 책을 발행한 적이 있는 저자는 출판 인생을 정리하며 “다른 분이 쓴 ‘다산 전기’를 좀 더 보완할 수 있겠다 싶어”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시대별로 따라가면서도 특히 그가 남긴 여러 시문과 서간문을 인용해 정약용의 삶을 되살린다.

연도에 따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인 셈이다. 정약용은 생전에 다양한 호를 사용했다. ‘다산(茶山)’이라는 호가 가장 유명해 보통 ‘다산 정약용’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이번에 책 이름으로 쓴 ‘사암(俟菴)’은 정약용이 생애 마지막으로 쓴 호로 알려져 있다. 이 호는 정약용이 “후대에 성인(聖人)이 나와 자신의 저서를 보더라도 그의 주장이 그르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지었다고 한다.



책은 정약용이 1822년에 자신의 삶을 직접 정리한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집중본과 정약용의 현손이자 저자의 조부뻘이 되는 정규영 선생이 편찬한 ‘사암 선생 연보’ 등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이와 함께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중 특히 시문집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그의 사상과 공적을 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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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정약용의 생애(1762~1836)를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등 세 시기로 크게 분류한다. 청년기의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갖고 정조로부터 총애를 받으며 경기 암행어사, 곡산도호부사, 형조참의 등의 벼슬을 역임하고 수원 화성을 설계하는 등 업적을 쌓았다.

이후 천주교도로 몰리는 신유옥사를 겪으면서 그의 삶도 변한다. 그는 이 시기 18년 동안 긴 귀양살이를 하면서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귀양을 끝내고 여유당으로 돌아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고 동학들과 교류하며 저술 정리에 매진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인간 정약용’을 보여주는 다양한 편지와 글을 주목한다. 책은 정약용이 14세 때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해금강의 모습을 읊은 오언시 ‘그리운 금강산’부터 결혼 60주년 기념일을 자축한 시까지 다양한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 소개했다. 게재된 작품은 110여편에 이르는 데 정약용의 삶과 문학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저자는 자신이 정약용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객관성을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저자는 정양용의 6대손이다. 4만원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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