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UN "지난해 23억 명 식량불안 직면"…식탁물가 급등에 기아·영양결핍 위기↑

코로나19 이후 기아문제 직면한 인구 1억 5000만명 ↑

전세계 10명 중 3명은 '식량불안'…지역·성별 격차도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로이터연합뉴스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기아 및 식량 부족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악화했으며 23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식량불안을 직면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6일(현지 시간) 발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이 혼란에 빠지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식탁 물가가 오르며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수 있는 이들의 수가 뚝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여러 국가의 식량 안보 및 영양 상태에 암운이 드리웠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엔은 이날 공개한 ‘2022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높아지며 건강한 식단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의 수가 전년 대비 1억 1200만 명 증가해 31억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인으로는 코로나19와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이 제시되었다. 에너지, 곡물, 비료 가격의 급등으로 소비자 식품 가격 또한 상승한 것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저소득 국가에서는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하게 발생하며 공급망 문제를 가중시켰다. 이에 기아 문제의 대표적인 지표인 영양실조 유병률(PoU)이 2019년 8%에서 지난해 9.8%까지 상승했다. 보고서는 최대 8억 2800만 명이 지난해 기아 문제를 겪었다고 덧붙이며 “기아·식량 불안·영양실조를 종식시키려는 전 세계적 노력이 후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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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불안’을 겪는 인구 역시 늘어났다. 전세계 인구의 29.3%에 해당하는 23억 명이 중간 또는 심각한 수준의 식량불안을 직면했다. 이 중 11.7%는 심각한 식량불안을 직면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로널드 트란 바 후이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극심한 식량 불안’을 직면한 이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팬데믹 이전에는 1억 3500만 명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는 2억 7600만 명까지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그 수가 3억 3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지역과 성별에 따른 격차가 확대됐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지역의 식량불안이 높아졌으며 전 세계적으로 식량불안을 겪는 남성의 비율이 27.6%인 반면 여성의 비율은 31.9%에 달했다.

이날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위기가 각국을 기근에 몰아넣으며 “전세계적인 사회 불안정·기아·대규모 이주를 초래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는 식량불평등의 심화로 ‘2030년까지 기아 제로(Zero Hunger)’라는 WFP의 목표가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며 정부가 농업 정책을 재검토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의 가격 부담을 줄임으로써 건강한 식단에 대한 접근성을 보다 높여야 한다며 식량 및 농업에 매년 지출되는 6억 3000만 달러의 예산을 재할당할 것을 권고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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