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난해 총기 사망자 1명이었는데…아베 피격에 더욱 충격 받은 日 열도

엄격한 총기 관련 규정 지녔지만

아베 전 총리, 총격 당해 숨져

NYT "총기보다 방화·칼 많이 사용돼"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총에 맞아 숨졌기 때문이다. 총기사건이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미국 등과 달리 엄격한 총기 관련 규정을 일본에서 전직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는 사실에 일본 열도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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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총기 관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명이었다. 2017년 이후 총기 관련 사망자도 14명에 그쳤다.

일본 내 총기 관련 사건사고가 드문 이유는 총기 관련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총기법은 원칙적으로 총기를 허용하지 않으며, 사냥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CNN은 일본에서는 산탄총과 공기소총의 판매만 허용되며 권총의 판매는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관련 면허를 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극소수만 총기 소지 자격을 취득한 상태다. NYT는 총기를 구입하기 전에 12단계를 통과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는 총기 안전 수업과 필기시험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의사로부터 신체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승인을 받아야 하며, 신원 조회 등도 거쳐야 한다. 신원조회는 범죄기록이나 개인채무, 조직범죄 관련 여부에서부터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 등까지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CNN은 이 때문에 2017년 기준 인구가 1억2500만명에 달했던 일본 내에서 민간인이 보유한 총기는 약 37만7000정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100명당 120정을 보유한 미국과 대조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일본 정치인들을 상대로 벌어진 피격 사건에도 주로 칼이 이용됐다. 1960년 일본 사회당 당수였던 아사누마 이네지로가 칼에 찔려 사망했으며,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도 다리가 칼에 찔리는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2007년 나가사키의 시장인 이토 가즈나가가 폭력조직원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NYT는 "일본 내에서 대량 살인은 드물지만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경우에도 총기가 사용되지는 않는다"며 "가해자들은 대신에 방화나 칼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일본의 치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컬럼비아대의 정치학 명예교수이자 일본 정치 전문가인 제럴드 커티스는 "일본이 더 이상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화될 것"이라며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의문"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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