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백남준의 '다다익선' '시스틴채플'에 이어 '프랙탈 거북선'

올해 백남준 탄생 90주년 맞춰 작품복원 확발

대전시립미술관, '프락탈거북선' 전용관 마련

3개월 복원프로젝트 완료…10월 일반에 공개

1993년 대전엑스포가 개막할 당시의 '프랙탈 거북선' 모습. 전시 안내 소책자인 '대전엑스포 ’93: 백남준 비디오 아트쇼'에 사진이 수록돼 있다.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1993년 대전엑스포가 개막할 당시의 '프랙탈 거북선' 모습. 전시 안내 소책자인 '대전엑스포 ’93: 백남준 비디오 아트쇼'에 사진이 수록돼 있다.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




올해는 세계적 예술가로 추앙받는 백남준(1932~2006)이 태어난 지 90주년 되는 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백남준의 최대 규모 유작인 ‘다다익선’의 재가동을 위한 복원 작업이 한창이고, 울산시립미술관은 백남준에게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안겨준 설치작품 ‘시스틴채플’이 30년 만에 국내 최초로 전시 중이다.



백남준과 관련된 반가운 소식 하나가 더 추가됐다. 대전시립미술관이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술관이 오는 10월 개관 예정인 ‘열린수장고’에 ‘프랙탈 거북선’ 전용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30년 전의 원형을 되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프랙탈 거북선’은 백남준이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조성된 재생조형관에 설치한 작품이다. 309대의 모니터 외에 골동품과 오래된 일상용품 등으로 이뤄져 있다.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작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이 총망라된 작품으로, 제작 당시 백남준은 “거북은 이순신의 하이테크 무기, 세계최초의 장갑선, 생태학적인 특수표본”이라며 “동양 특히 은(殷), 동이(東夷)적인 신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으로 시대를 통찰한 작가적 시각을 드러냈다.

백남준이 손수 그린 '프랙탈 거북선'의 정면. 이를 기반으로 작품을 제작한 엔지니어 이정성과 디자이너 마크 파스팔이 이번 복원프로젝트를 자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백남준이 손수 그린 '프랙탈 거북선'의 정면. 이를 기반으로 작품을 제작한 엔지니어 이정성과 디자이너 마크 파스팔이 이번 복원프로젝트를 자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


지난 2019년 초 진행된 보존처리 과정의 모습 /서울경제DB지난 2019년 초 진행된 보존처리 과정의 모습 /서울경제DB



한동안 방치됐던 ‘프랙탈 거북선’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관리전환 되고서야 미술관 2층 로비공간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설치공간의 한계로 양쪽 날개와 ‘한산도’(프랙탈 거북선의 일부)의 하단 일부가 축소·변형됐다. 이후 대전시와 미술관이 ‘열린수장고’ 건립과 내부에 전용 전시실 조성 계획을 수립하면서 ‘프랙탈 거북선’의 원형복원이 구체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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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지난 2018년 작품 정밀진단을 시작했고, 이듬해 종합 보존처리를 통한 안정적인 재가동 상태를 확보했다. 2020년 영상회로 및 오브제 도면화 작업, ‘프랙탈 거북선’ 연구논문집 발간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백남준 작품의 보존·복원 사례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들어서는 백남준의 테크니션 이정성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며 복원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작품을 옮겨 원형을 복원하는 데만 꼬박 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309개의 모니터를 하나하나 재설치 하면서 1993년의 원형을 되살리는 동시에, 작품을 구성하는 영상·전기설비 이전, CRT모니터 보존처리 등이 추진된다. 수년에 걸친 복원 프로젝트를 맡아 온 김환주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백남준 ‘프랙탈 거북선’의 원형을 복원하고, 작품 전체를 다양한 층위에서 정비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작품 보존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보존·복원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성공적인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제작 당시 모습과 30년이 지난 현재의 상태.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제작 당시 모습과 30년이 지난 현재의 상태.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백남준 탄생 90주년에 맞춰 ‘프랙탈 거북선’의 전용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10월 ‘열린수장고’ 개관과 함께 작품 원형을 공개할 것”이라며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복합한 백남준의 예술은 미래지향적 한국예술의 국제경쟁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간이 협소한 대전시립미술관 2층으로 옮겨지면서 날개 등이 축소되고 모니터 일부가 작동하지 않던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이 2019년 초 복원작업 후 재가동하기 시작한 모습.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공간이 협소한 대전시립미술관 2층으로 옮겨지면서 날개 등이 축소되고 모니터 일부가 작동하지 않던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이 2019년 초 복원작업 후 재가동하기 시작한 모습. /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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